'취소' 성인페스티벌 갈등 확산
주최 측, 법 대응 예고 '강행 의지'
수원메쎄에 계약 파기 철회 요청
저지 대책회의, 강력 규탄 시위
시민단체·정치권, 반대 목소리
▲ 3일 오전 수원역 환승센터에서 '여성의 성상품화, 성착취 어디에서도 안 된다' 2024 K-XF 저지 비상대책회의 기자회견에서 여성단체 회원들이 성 상품화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성인페스티벌(2024 KXF The Fashion)이 논란 끝에 전면 취소됐지만 주최 측인 플레이조커가 법적 대응을 예고해 주최 측과 시민단체간에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플레이조커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개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행사 유치를 두고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오는 20일 수원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성인페스티벌은 대관업체인 '수원메쎄'가 지난달 29일 계약해지를 통보하면서 전면 취소됐다.

이에 주최 측인 플레이조커는 지난 1일 수원메쎄 측에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계약 파기 의사를 철회해 줄것을 요청했다.

내용증명에 따르면 행사 대관을 맡은 메쎄 측이 해당 페스티벌의 취지나 내용들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계약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 교육환경보호법을 근거로 행정대집행을 예고한 수원시의 처분은 부당하며 불법 또는 위법한 내용이 없다고 적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본 행사가 교육환경법에 따른 유해 시설 또는 영업 형태 요건에 부합하지 않아 해당 법령에 대해 위반한 사실이 없음을 고지했다.

이에 성인페스티벌 저지 비상대책회의(이하 대책의)는 3일 수원역 환승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의 신체와 성적인 행위를 성상품화 한다며 주최 측을 강력 규탄하는 시위를 전개했다.

대책의는 기자회견을 통해 여성을 매개로 이윤을 추구하고 주최 측이 '성적 판타지'라는 이름으로 성폭력 문화를 생산,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남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수원지회 집행위원은 “초등학교 50m 안팎에서 이 같은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며 “수원시가 움직여 준 덕분에 행사는 취소됐지만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고 올 곧게 성장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앞장 서겠다”고 강조해 말했다.

이인신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이번 사례를 통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하위 등급으로 보는 대한민국의 민낯을 보았다. 주최 측이 새로운 개최지를 찾고 있다고 했는데 그 어디에서도 열려서는 안 되는 행사다”고 말했다.

이정아 경기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올바른 성문화 정착은 그럴싸한 전시성 문구로 호도할 것이 아니라 여성 남성을 떠나 사회적 역할과 권한을 나눠가며 살아갈 때 올바른 성 문화가 사회적으로 정착될 수 있다. 약자를 착취하는 구조로 또는 소수자의 취약성을 악용해 사업화하는 것으로 결코 올바른 성문화가 형성될 수 없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의당에서도 지난 2일 주최 측을 상대로 추가 고발에 나섰다.

여성의당은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성매매 광고, 성매매 알선, 청소년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플레이조커 이희태 대표를 고발했다.

한편 행사를 주최한 플레이조커 측은 지난 2일 수원시가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차별적 행정을 고발하는 국민 청원을 제기했다. 또 플레이조커 이희태 대표는 3일 여성가족부 폐지를 위한 국토대장정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여성단체에서 페스티벌을 성매매, 유사 성행위, 성매매 알선, 성착취 등 자극적이고 입에 담기 힘든 단어를 사용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특히 이재준 수원시장은 수원메쎄에 공문을 보내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3달간 문제없이 합법적으로 준비하던 행사가 유력 정치인의 말 한마디에 하루 아침에 금지돼 버렸다. 이에 부당함을 느끼고 청원을 제기하게 됐다”고 호소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