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1명 구속…6명 불구속 입건
해외 도주 관리책 인터폴 수배 중
▲ 주식리딩방 투자사기 조직도./사진제공=경기남부경찰청
▲ 주식리딩방 투자사기 조직도./사진제공=경기남부경찰청

유명 투자 전문가를 사칭한 광고로 투자 리딩방을 운영하며 투자금 186억원을 편취한 일당이 구속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사기 등 혐의로 투자사기 조직 국내총책 박모(37·여)씨와 김모(38·남)씨 등 11명을 구속하고,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신원이 확인된 피의자 중 해외로 도주한 관리책 3명을 인터폴에 적색 수배했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공모주 주식 리딩방에서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거짓말로 투자자들을 속여 85명으로부터 186억원 투자금을 대포통장으로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SNS 등에서 유명 투자 전문가를 사칭해 무료 주식강의를 해준다며 주식 리딩방을 광고하고, 투자에 관심을 보인 사람들을 유인해 단체 채팅방으로 초대했다.

A씨 조직은 의심을 피하기 위해 투자자들에게 투자 관련 책자를 무료로 보내주거나 가짜 주식 어플을 통해 많은 수익금이 창출되는 것처럼 보여주는 등 피해자들의 눈을 속였다.

또 투자 전문 교수라는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투자권유를 했는데, 해당 인물의 이름을 검색하면 나오도록 허위 인터넷 기사가 담긴 웹페이지를 만드는 치밀함도 보였다.

A씨 등은 11개 대포통장으로 투자금을 송금받아 다른 계좌로 2차, 3차 이체한 후 현금으로 인출하고 이를 다시 백화점 상품권으로 구매했다가 다시 현금화하는 자금 세탁하는 과정도 거쳤다.

해당 사건 피해자는 대부분 40대 이상으로, 최소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대 이르는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 투자리딩방 사기 조직이 SNS를 활용해 피해자들을 속인 모습./사진제공=경기남부경찰청
▲ 투자리딩방 사기 조직이 SNS를 활용해 피해자들을 속인 모습./사진제공=경기남부경찰청

경찰은 아직 검거하지 못한 중국이나 캄보디아와 연관 있다고 추정되는 해외총책 등 가담자도 추적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리딩방 사기 수법이 날로 진화하는 만큼 원금 손실 없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 경각심을 갖고 의심해야 한다”며 “투자구조와 투자처가 합리적인지 사전에 충분히 알아본 후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유사 투자자문 업체 여부 등은 금융소비자보호포털 '파인' 제도권 금융회사 조회 게시판에서 조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가 확산되자 유명 강사와 연예인 등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온라인 플랫폼과 정부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명 강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김미경씨와 개그우먼 송은이, 개그맨 황현희, 메리츠자산운용 존리 전 대표 등은 “피싱 범죄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신속히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하진 않았지만 방송인 유재석, 배우 김고은, 가수 백지영 등 유명인 137명도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며 문제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