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팬 6천명 새벽 4시부터 정문 앞 장사진…제주서 배웅 오기도
소음에 놀랄까봐 조용한 이별…강철원 사육사, 모친상에도 중국길 동행
한국에서 태어난 첫 자이언트 판다…1천354일간 '행복·힐링의 아이콘'
▲ 푸바오 팬들이 3일 오전 용인 에버랜드 장미원에서 푸바오를 실은 특수차량을 보며 배웅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영원한 우리들의 아기 판다 푸바오, 잊지 않을게”

국내 1호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옮겨지는 3일, 국내 팬들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눴다.

용인 에버랜드에는 이른 아침부터 6000여 명의 팬들이 모인 가운데 푸바오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에버랜드는 푸바오를 배웅하기 위해 SNS로 사전 모집한 고객들의 응원 메시지를 평소 푸바오가 좋아했던 유채꽃 모양으로 꽃길을 제작했다. 대형 LED 스크린에는 푸바오 사진과 특별 영상을 상영하며 배웅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푸바오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중국이 제공한 전세기를 타고 쓰촨성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 워룽 선수핑 기지’로 옮겨진다.

앞서 푸바오는 중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비행기 박스’ 적응 훈련을 받으며 귀환 준비를 마쳤다.

대형 푸바오 사진이 새겨진 무진동 차량에 탑승한 푸바오는 오전 10시40분 판다월드를 출발해 동선을 따라 서서히 이동했다. 트럭이 지날 때마다 팬들은 작별 인사를 건네며 푸바오를 배웅했다. 배웅길 곳곳마다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러면서도 팬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푸바오와의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눴다.

▲ 강철원 사육사가 3일 오전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장미원에서 푸바오 팬들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이날 강철원 사육사는 푸바오에게 손수 써내려 간 편지를 낭독하며 아쉬운 이별을 맞이했다.

강 사육사는 편지글을 통해 “이런 날이 오고야 말았구나. 태어나는 순간부터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해주던 푸바오, 잘 견뎌낸 네가 고맙고 대견하다. 어느 곳에서나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100년이 지나도 ‘할부지의 영원한 아기판다’ 푸바오, 할아버지에게 와줘서 고맙고 감사하네. 사랑한다”고 전했다.

팬들은 강 사육사의 낭독에 울음을 삼키며 푸바오와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한편 강 사육사는 전날 모친상에도 불구하고 푸바오의 중국 길에 동행하기로 했다. 푸바오가 낯선 환경에서도 안정을 찾게 에버랜드 출발부터 기지 도착까지 모든 과정에는 강 사육사가 동행한다.

또 이동 중 흔들림으로 인한 안전사고, 외부 접촉에 따른 위험 요소 등을 차단하기 위해 특수 케이지를 마련하고 에버랜드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길에 관할 경찰이 수송 차량을 에스코트한다.

에버랜드는 지난해 말 중국 CCTV와 맺은 협약을 통해 푸바오의 중국 생활 모습을 팬들에게 지속해서 전할 계획이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