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

2000명 고수 의지…타협안 無
인하대·가천대 정원 확대 유지
의료계 반발 여전…공백 이어져
총선 임박 강경발언 영향 관심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인천일보DB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인천일보DB

의대 정원 문제를 둘러싼 의료계 집단행동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직진'을 선언하면서 인천 지역 의과대학 역시 배 이상 늘어난 의대 정원을 지키게 됐다.

그러나 타협점 없는 대통령 강경 발언이 총선 열흘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긴급 담화' 형식으로 나오다 보니 그 배경과 정치권에 미칠 여파 또한 관심사다.

1일 윤석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긴급 담화를 열고 의료계 집단행동 철회를 요구하면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당위성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 증원 규모고, 결정까지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며 “집단행동을 하겠다면 증원을 반대하면서 할 게 아니라 내가 약속(의료 개혁)을 지키지 않을 때 하시라”고 일침을 놨다.

이번 대통령 담화는 전날 저녁 급하게 공지된 까닭에 의료계와의 타협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됐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이 같은 대통령의 '직진' 선언으로 인천 의과대학들은 현 입학생보다 배 이상 는 입학 정원을 지키게 됐다.

지난달 20일 교육부는 내년도 대입부터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결정, 이에 인천 인하대와 가천대 의대 정원 역시 각 49명에서 120명, 40명에서 130명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의료계 반발은 여전한 상황이라 지역 의료 공백 또한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박철원 인천시의사회 회장은 “지금까지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이 얘기했던 걸 그대로 정리해 발표한 수준이고, 그 동안 협의체에서 있었던 얘기들은 (대통령 담화에) 거짓이 많이 들어 있고, 결국 본인(대통령)은 본인 갈 길 가시겠단 얘기”라며 “현재 인천시의사회에선 특별한 계획은 없고 준법 진료만 이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달 27일 기준 인천 11개 수련병원 전공의 총 540명 중 365명(67.6%)이 출근을 거부하고 있다.

대통령 담화에 대한 지역 정치권의 해석과 반응 또한 다양하다.

대통령과 같은 당 소속인 국힘 윤상현 동구미추홀구 을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공의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을 직접 찾아가겠다는 등 구체적 해법이 제시되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신현영 대변인 논평을 통해 “국민 목소리를 경청해 전향적 태도 변화로 의료대란을 막고 대화의 물꼬를 트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으나 역시나 마이동풍(馬耳東風) 정권임을 확인시켜주는 담화”라고 질타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