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전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내원객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 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국민담화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의과개혁에 대한 변함 없는 강행 의지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역대 정부들이 9번 싸워 9번 모두 졌고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갈수록 더욱 공고해졌다”며 “이제는 결코 그러한 실패를 반복할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일 용산 대통령실에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정을 지키는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고 급격한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논의가 부족했다는 일부 의료계의 주장 역시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정부는 2022년 5월 출범 이후 꾸준히 의료계와 의사 증원 논의를 계속해 왔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확실한 근거를 갖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서 2000명 의대 정원 증원을 결정했다”며 “그런데 증원 규모에 대한 구체적 숫자를 제시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의료계는 이제 와서 근거도 없이 350명, 500명, 1000명 등 중구난방으로 여러 숫자를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의료계가 증원 규모를 2000명에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시해야 마땅하다”며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7년 동안 국민의 90%가 찬성하는 의사 증원과 의료개혁을 그 어떤 정권도 해내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가 의사에게만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독점적 권한을 준 이유는 단 하나의 생명도 소중히 하라는 뜻”이라며 “독점적 권한을 무기로 의무는 팽개친 채 국민의 생명을 인질로 잡고 불법 집단행동을 벌인다면 국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하고 복귀하지 않은 8,800명의 전공의들에 대해 의료법과 행정절차법에 따라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전공의들을 향해 “국민이 여러분에게 거는 기대와 여러분의 공적 책무를 잊지 말아 주시기 바란다“며 “환자가 기다리고 있는 의료현장으로 조속히 복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제가 정치적 득실을 따질 줄 몰라서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구조적 고질적 문제를 개혁하는 것이 바로 국민이 선출한 정부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지금 의료개혁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지난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지난해 11월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세 번째로 발표됐다.

/라다솜 기자 radaso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