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수출 121억 달러로 증가
전국 대비 2배 이상 급상승
메모리 수급 개선이 주 배경
스타트업도 동반 호전 전망

광공업 생산 6개월째 늘어
전자부품 제조가 상승 견인

소재 기업 남·북부 격차 확인
영업·마케팅·재무 등은 과제

국내 수출·무역 지표에 빨간 불이 들어온 가운데 경기도 경제 지표가 파란불이어서 주목받는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민선 8기 경제를 최우선으로 산업 발전 정책과 투자 유치에 힘을 기울인 결과다.

 

▲'수출 지표', 전반적으로 상승

26일 경기도가 한국무역협회 통계를 기반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경기지역 수출액은 121억 달러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41.6%에 달하며, 전국 수치(약 18%)와 비교하면 2배 이상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다.

또 해당 기록은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최대치다. 분기별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로 나열하면 지난해 1분기 -18.1%, 2분기 -15.9%, 3분기 -5.2%로 아래를 맴돌다가 그해 4분기부터 20.3%로 올라왔다. 2022년에도 마이너스 추세가 강했다.

IT(정보기술) 산업의 수요 확대 속에 메모리 반도체 수급이 개선된 것이 주 배경으로 풀이된다. 실제 반도체 수출은 38.2억 달러로, 무려 128.6%의 증가를 찍었다. 친환경 자동차, 해외 인프라 투자사업의 호조세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힘입어 자동차 17.9억 달러(2.6%), 일반 기계 12.8억 달러(52.6%)로 각각 수출이 이뤄졌다.

지역별 수출의 경우, 반도체 회복에 기인해 중국이 32.5억 달러(61.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 21.7억 달러(52%), 아세안 수출 19.8억 달러(37.4%) 등이다. 11.5억 달러로 집계된 유럽 쪽 수출은 -2.8%에 그쳤다.

경기도의 무역수지는 전월의 흑자(2.2억 달러)에서 –13.2억 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전년 동월(-58.1억 달러)과 비교하면 적자가 대폭 축소됐다.

반도체와 연결된 광공업생산은 같은 기간 36.4% 늘어 6개월째 상승세를 유지했다. 다수의 업종 의료·정밀·광학·기계장비·고무·플라스틱 등이 약세였으나, 전자부품 제조 분야(증가율 61.8%)가 상승을 견인했다.

제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에서 수출 항목은 3월 80에서 89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2월 실적은 78에서 86까지 개선된 바 있다.

 

▲스타트업 호조…인력·자금 및 '지역 형평성'은 과제

올 한해 경기도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수출 경기 역시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하 경과원)은 지난 19일 '2024년 경기도 기술기반 스타트업 경기전망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스타트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한 BSI에서 매출 규모 전망치가 98.8로 나타났다. 자금조달은 75.7, 인력수급은 82.8였다.

▲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판교테크노밸리에 있는 스타트업캠퍼스 전경./제공=경기도

이 가운데 내수판매는 95.61로 전년도와 유사하고, 수출은 110.71로 전년 대비 형편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지역 형평성은 달랐다.

경기 남부에 소재한 기업은 경기 북부에 소재한 기업보다 매출, 내수 등 전 부문에서 기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왔다.

매출의 경우 남부 101.2로 북부 90.6보다 10.6p 높고, 내수판매도 남부 97로 북부 91.1보다 5.9p 높아 남·북부 간 격차가 확연했다.

세부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망이 좋은 업종은 ▲석유·화학(111.1) △식음료(108.2) ▲전기·전자(107.5) 등이다. 좋지 않은 업종은 ▲고무·플라스틱(76.0) ▲섬유·의복·피혁(77.6) ▲목재·종이·인쇄(78.3) 순이다.

반대로, 전망이 가장 긍정적인 업종은 ▲석유·화학(111.1) ▲식음료(108.2) ▲전기·전자(107.5) 등이었다.

벤처기업·이노비즈 기업 확인 및 인증을 받은 기업은 미인증기업보다 수출 및 자금조달 여건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

반면 인력과 관련한 어려움이 있다는 응답 비중이 컸다.

경영상 문제(중복응답)를 나열하면 영업·마케팅 부진 43.5%이 가장 많았고 재무·자금(35.5%), 판매·납품단가 인하(19.4%), 인사·조직 관리(19.0%) 순이다.

경과원은 향후 도내 기업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 지난 1월 31일 판교 글로벌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제3판교 테크노밸리 사업계획 발표 및 소통간담회에서 김동연 경기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경기도
▲ 지난 1월 31일 판교 글로벌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제3판교 테크노밸리 사업계획 발표 및 소통간담회에서 김동연 경기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경기도

▲'산업 생태계' 마련하는 경기도

감동연 지사는 민선 8기 100조원 이상의 투자유치 목표와 함께 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데 주력해왔다.

투자의 경우 이미 국내외 민간 기업 등으로부터 50조원 넘게 이끌었다. ▲반도체 장비 생산 세계 1위 기업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미국) 연구개발센터 ▲세계 2위 전력반도체 기업 온세미(미국)의 차세대 비메모리 전력반도체 첨단연구소 ▲반도체 노광장비 분야 독점 기술을 보유 에이에스엠엘(ASML·네덜란드) ▲세계 최대 산업용 가스 생산업체 린데(Linde·미국) ▲친환경 전문투자사 인마크 글로벌(호주) 등 수두룩하다.

김 지사는 성남·용인·수원·과천·안양 'AI 지식산업 벨트'를 만들기 위한 '북수원 테크노밸리 개발방안'을 발표한 상태다. 수원 장안구 파장동에 있는 경기도인재개발원 부지를 활용, 미래 신성장산업 중심의 7000개 일자리 등을 만드는 내용이다.

15만4000㎡로 축구장 21개 규모이며, 사업비는 3조6000억원이다. 내년 말 착공해 2028년 '인덕원~동탄선' 준공에 맞춰 완공할 예정이다.

1월 '제3판교 테크노밸리 조성 사업'의 청사진도 완성했다. 제3판교 테크노밸리는 '성남금토 공공주택지구' 내 7만3000㎡의 부지에 연면적 50만㎡의 규모로 들어선다.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게임, 인공지능(AI), 바이오, 자율주행,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집적하는 곳이다. 1조7000억원이 투입되며 2025년 착공 및 2029년 준공 예정이다.

김 지사는 지난 26일 브리핑을 통해 “저는 돈 버는 도지사가 되겠다고 말씀드렸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산업지도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