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빙상경기연맹(이하 연맹)이 지난 16일과 17일 2024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 및 1000m 결승전에서 발생한 국가대표 박지원 선수(서울시청)와 황대헌 선수(강원도청)간 충돌에 대해 “‘고의성은 전혀 없었으며, 팀 킬을 하려는 의도 또한 전혀 없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연맹은 이번 충돌 사고와 관련, 쇼트트랙 전문가 등으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22일(금) 해당 경기 충돌 영상을 분석함과 동시에 관련 선수 및 국가대표 지도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연맹은 “국가대표 선수들은 1년 중 가장 권위 있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함으로서 그동안의 노력을 증명받고자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선수들 간의 충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나 기록이 아닌 개인 간의 순위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는 쇼트트랙 종목의 특성상 선수들 간의 충돌은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요소이며, 이번 충돌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결론지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사과정에서 황대헌은 “고의는 아니지만 본인의 플레이로 인해 박지원 선수에게 피해를 끼치게 되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전달함과 동시에 박지원이 소속팀 훈련을 마치고 일본에서 귀국하는 데로 찾아가 직접 사과할 계획이다.

이어 “고의적이며 팀 킬이란 우려가 나온 것에 대해 쇼트트랙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은 물론, 동료 선수들에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라고 덧붙였다.

연맹 역시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선수 간 충돌로 쇼트트랙을 사랑하시는 팬 및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일을 교훈 삼아 박지원, 황대헌 선수들을 포함, 국가대표 선수들이 원 팀이 될 수 있도록 교육 및 철저한 선수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한편, 두 선수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1500m·1000m 결승에 나섰고, 두 경기 모두 앞서 달리는 박지원을 황대헌이 추월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지는 사고에 휩쓸렸다.

이 과정에서 황대헌은 두 번 모두 페널티를 받고 탈락했다.

동시에 박지원은 황대헌의 반칙 때문에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획득 기회를 두 번이나 놓치는 안타까운 상황에 빠졌고, 단 한 개의 메달도 따지 못하며 국가대표 자동 선발 기회를 날렸다. 이보다 먼저 황대헌은 지난해 10월 치러진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도 앞서 달리던 박지원을 밀쳐 옐로카드(YC)를 받고 랭킹 포인트 몰수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이에 자연스럽게 고의 충돌 논란이 불거져 연맹이 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를 진행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