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소래습지공원에 설치된 철재펜스

20일 오후에 찾은 시흥시 장곡동 소재 시흥갯골생태공원 옆 인천소래습지생태공원.

이곳은 전라남도에 위치한 국내 1호 생태습지공원인 순천만 국가공원(92만6992㎡, 약 45만평)보다 무려 3배(297만㎡, 약 90만평) 넓은 습지생태숲을 품고 있는 곳이다.

시흥시민을 비롯해 인천시 논현, 서창지구의 주민들과 외지인들이 찾는 이곳을, 인천시가 국가도시공원으로 조성하는데 행정력을 쏟고 있다.

그러나 최근 두 공원을 연결하는 통행로에 철재 펜스가 설치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시흥시에 연고를 둔 성담(주)이라는 민간기업(1953년부터 소래염전을 운영하던 기업)이 사유지라며 통행을 막고 나선 것인데, 지역사회에선 펜스를 설치한 성담을 향해 욕설을 퍼붓고 있다.

지역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비싸게 땅을 팔려한다”, “천년만년 보전” 등 비난 댓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표면적으로는사유지라는 이유로 공원 둘레길을 막고 나선 민간기업에 쏟아질 수 밖에 없는 비난이다. 일부 언론에서도 현 상황만을 놓고, 성담을 비난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번 일이 벌어진 속사정에는 인천 지자체와 성담이 25년째 맺어온 ‘신의’가 깨진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사태가 벌어지기 전, 성담과 인천 남동구청과의 인연은 1999년 소래습지생태공원이 1차 개장하면서 시작됐다.

▲ 사유지를 알리는 안내문

소래습지공원이 개장했고, 해당 공원에 성담 소유의 폐염전 땅이 함께 존재했다.

당시 성담에서는 시민들에게 생태공원 진입로를 무상으로 열어줬다.

협의 주체는 인천시 남동구였다.

그 후 이곳 인천소래습지생태공원은 남동구에서 인천시로 사업주체가 바뀌면서 ‘2001 도시계획시설(공원)’로 결정되었는데 당초 폐염전부지 1,650,000㎡(약 50만평)을 수도권생태공원으로 조성하려던 계획이 대폭 축소됐다.

그후 2010년에 현재의 소래습지공원이 조성되었는데 성담은 소래습지공원울 둘러싼 산책로와 현재의 문제부지 231,000㎡(약 7만평)내 서창지구 진출입 산책로를 보상을 받지 않고 거의 20여년간 무상사용을 허락했다.

이 과정에서 인천 논현지구와 서창지구가 2002년부터 2014년까지 개발되면서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더 늘어났고, 인천시는 2022년 ‘2040 인천시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해 이곳 소래습지생태공원과 시흥 갯골공원을 연결하는 국가도시공원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나섰다.

이는 성담이 사유지를 무상 제공하면서 습지공원 탄생의 기틀이 마련됐다.

그런데 최근 문제가 터졌다.

토지이용을 하지 못하고 25년간 20억원에 달하는 토지세를 내면서 시민들에게 땅을 무상 제공한 성담이 소유한 공원부지를 인천시가 국가도시공원 대상지에서 제외시키면서 마찰의 발단이 된 것이다.

실제 인천시는 지난해 6월 도시계획시설(공원)결정(변경)에 따른 용역에 착수하며 폐염전 부지 22만1100㎡(6만7000평)을 제외 시켰다.

성담은 25년전의 전철을 다시 밟게 된 것이다.

그동안 국가도시공원을 조성하겠다며, 사유지에 대한 개발계획 조차 막아왔던 인천시가 25년간 신의를 깨고 벌인일이었다.

결국 철재 펜스가 설치된 뒷 배경에는 더 이상 재산권을 포기할 수 없는 민간기업이 갖는 배신감, 25년전의 전철을 다시 밟는다는 억울함에 주변의 비난을 불사하면서까지 벌인 일이었다.

더욱이 이 같은 억울함에 인천시는 위로가 아닌 비난을 더했다.

지난 20일 브리핑을 통해 환경단체 등을 앞세워 시흥시(민간기업 지칭)의 사업참여를 유도하겠다고 발표하면서까지, 민간 기업에 쏟아지는 비난을 키웠다.

성담 관계자는 “인천시가 2000년도부터 지금까지 문제의 폐염전부지(6만7천평)을 놓고 공원계획에 반영하고 제외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20년가까지 토지를 무상제공해 온 기업이 하루아침에 시민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기업이 됐다”며 “인천시에 사유를 묻자 장기로 검토할 사항이라는 짧은 공문회신이 다였다. 사유지를 가진 성담도 대한민국 기업이다, 비난은 받겠지만, 이유가 있는 정당한 권리행사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천시 공원조성과는 지난 1월10일 성담 소유지 부지가 사업부지에서 제외된 이유를 묻는 회신에서 “해당 부지는 당장 추진할 수 있는 여건 등을 고려, 추진 여부는 장기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회신했고, 지난 6일 철재 펜스 철거를 공문으로 요청했다.

/글∙사진 김영래 기자yr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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