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소방 올해 조직개편 추진
구급대원, 안전센터 소속 전환
내부 “국민 생명 악영향 정책”
소방 “보조 업무 하도록 할 것”
▲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청사 전경. /사진제공=경기도
▲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청사 전경. /사진제공=경기도

경기소방이 올해 '119구급대'를 폐지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하면서 내부 반발이 거세 논란이다. 구급대 조직이 개편되면 비전문가가 전문영역인 '구급처치' 활동을 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19일 인천일보 취재 결과 '도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시행규칙'이 21일부터 시행된다. 각 소방서 구급만을 위한 조직인 구급대를 없앤다는 게 핵심이다. 구급대에 속했던 구급대원들은 소방서 내 안전센터 소속으로 전환된다.

소방서 조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구급대와 안전센터다. 구급대는 응급환자 처치, 이송 등 의료 전문영역을 담당한다. 안전센터는 동네 단위 화재진압이나 구조 업무를 주로 담당한다.

확연히 다른 영역이다. 구급대원이 되기 위해선 의사나 간호사, 응급구조사 1급 자격이 필수다.

구급대는 지난해에만 84만6565회 출동했고 47만6444회 이송업무를 했다. 이송 인원은 48만1448명이다. 37초당 1회 출동했다. 1분6초당 1명을 이송한 셈이다.

하지만 구급대원들을 안전센터 소속으로 전환하면서 소방관 등 비전문가가 구급 영역까지 맡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구급차 1대 출동 시 구급대원은 보통 3명, 최소 2명은 타야 한다. 이때 구급 인력이 부족하면 구급대장 판단에 따라 대기하는 구급대원으로 인력을 보충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구급대원들이 각 소방서 안전센터 소속이 되면서 타 지역 안전센터로 지원을 나가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기존 구급대원들은 구급대장 1인 지휘를 받아왔는데, 앞으로는 1차적으로 각 안전센터장의 출동대 편성 지시를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안전센터에 있는 소방관을 대신 투입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경기지역 한 소방관은 “소방관은 응급상황 시 들것으로 환자를 들거나 기본 처치 같은 보조 업무는 할 수 있지만 그 외 전문적인 구급 업무를 자격증 없는 소방관이 하는 건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급대→119안전센터' 소속 전환 구급대원들, 반발 거세

이에 구급대원들 사이에선 우려 섞인 불만이 나오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와 경기소방 내부 게시판, 단체 채팅방 등에는 구급대 폐지를 반대하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경기소방 내부 게시판에 '경기소방재난본부의 구급대 폐지를 반대한다'는 글을 쓴 구급대원 A씨는 “구급대 폐지는 국민 생명에 악영향을 끼칠 정책이며 현장구급대원 사기를 저하하는 나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구급대는 환자의 전문적 처치를 시행하기 위해 전문 자격자들을 채용, 관리하기 위해 발족한 걸 기억해 달라”며 “구급대원 응급처치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구급대원들을 화재진압 대원들과 혼재시키겠다는 건 구급대 전문 처치 영역을 법적으로 보장·확장하는 데 반대되는, 시대를 퇴행하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경기소방 관계자는 “개편안 시행을 앞두고 소방서 모니터링을 비롯해 구급대원 의견을 받고 있다”며 “센터 출동 인력이 부족해 구급대원 대신 진압대원이 투입된다면 직접 처치가 아닌 운전이나 다른 보조 업무만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운영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