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청, 권역별로 나눠 교육
타 경찰서에서 진행…수십㎞ 이동
내부 “경찰력 고려하지 않은 것”
현재 소속署서 훈련 받도록 조치

경기남부경찰이 경찰서마다 자체 진행한 물리력 대응훈련을 '집체 방식'으로 바꿨다가 현장 경찰관들 반발에 부딪혀 원상 복구했다. 근무 중 수십 킬로 떨어진 타 서에서 훈련받아야 하는데, 부족한 경찰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당시 내부에서 나왔다.

14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올해 31개 경찰서를 권역별로 묶어 물리력 대응훈련을 하기로 했다.

교관 1명이 50명에게 테이저건, 삼단봉, 분사기, 수갑 활용법 등 사용법을 알려준다. 관서별로 경정 이하 모든 경찰관을 대상으로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은 주간 근무 시간에 훈련에 참여해야 한다. 훈련 시간은 6개월에 1번, 하루 8시간이다.

이는 이번에 처음 도입된 방식이다. 기존에는 각 경찰서마다 자체적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바뀐 방식의 특징은 5개 권역별로 경찰서를 나눠 공동 훈련을 한다는 점이다. 경기남부청은 '수원·안양·과천·의왕', '용인·화성·오산·평택·안성', '성남·광주·이천·하남·여주·양평', '부천·광명·김포', '안산·시흥·군포·화성' 등 인접서끼리 권역을 묶었다.

훈련은 권역별 거점 경찰서에서 한다. 거점서는 경기남부 31개 경찰서 중 14곳으로 정해졌다.

경기남부청이 이 방식을 도입하자 직원들은 불만을 제기했다. 근무 중 수십 킬로 떨어진 경찰서까지 직접 가서 받는 훈련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게 현장 경찰관들의 반발 핵심이다.

예를 들어 평택서 경찰관들은 20km 이상 떨어진 안성서로 가서 훈련받아야 하는데 1시간가량을 차량을 타고 이동해야 한다. 경기 동부권인 양평이나 이천, 여주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기남부청은 현재 경찰 수 부족으로 치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시·도 경찰청별 1인당 담당 인구 증감 현황을 보면 경기남부청 경찰 1인당 담당 인구수는 500명 이상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경기지역 한 경찰관은 “수원이나 성남 등 거점서 인접 지역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며 “거점서가 멀면 하루에 오가는 시간 약 2시간, 훈련 8시간, 총 10시간 정도를 대응훈련에만 쏟는 건데 그 정도로 큰 의미가 있는진 모르겠다”고 했다.

이 같은 반발에 경기남부청은 지난 7일부터 경찰관들이 본인 소속 서에서 훈련받도록 운영 방식을 변경했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현장에서 불편함이 크다는 민원을 반영해 본인 소속서에서 훈련받을 수 있도록 훈련 방식을 변경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