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융합의과학원/삼성서울병원 공동 연구팀

창의성과 정신장애 간 유전적 조성 규명

유럽인 24만명 데이터 분석
▲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명우재 교수, 삼성서울병원 원홍희 교수와 김혜진, 안예은, 윤주현 연구원.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 교수·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삼성서울병원 원홍희 교수 공동 연구팀(김혜진, 안예은, 윤주현 연구원)이 창의성과 정신장애 간의 유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3일 밝혔다.

창의성은 새로운 생각이나 개념을 발견하거나 기존에 있던 생각이나 개념들을 조합해 새로운 무언가를 생각해내는 능력으로 수많은 직업군에서 필요한 역량으로 꼽힌다.

이러한 창의성은 정신장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여러 관찰 연구에서 예술가 집안에서 우울증이나 양극성장애가 흔하다는 점이 보고된 바 있다.

이에 연구팀은 창의성과 정신장애의 유전적 조성을 규명하기 위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참가한 유럽인들 24만여 명의 351개의 직업에 기계학습 기법을 적용해 얼마나 창의적인 직업에 종사했는지를 수치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장유전체연관성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을 포함한 다양한 유전체 연구를 했다.

그 결과, 직업에 기반을 둔 창의성 점수와 연관된 25개의 유전변이를 발굴했으며 관련 변이들이 뇌 조직 중 특히 해마와 대뇌 피질 발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주목할 만한 성과는 창의성과 정신장애의 복잡한 연관성을 유전체 수준에서 밝혀냈다는 점이다.

창의성과 연관이 있는 유전변이의 상당 부분이 실제로도 정신장애와도 연관성을 보였는데, 대표적으로 창의성과 우울증이 서로 96%의 유전변이를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유전적인 요인을 통해 전체 창의성의 약 7.5% 수준을 설명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개인의 창의성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명우재 교수는 “창의성에 대한 분자생물학적인 원인을 찾아냈을 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많은 유전변이를 공유하는 정신장애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연구결과”라며 “향후 정신장애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정신의학 학술지 ‘Psychiatry Research(Impact Factor=11.3)’ 최근호에 게재됐다.

/성남=김규식 기자 kg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