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전국 순회 종료
관계자 “온·습도와 보존 위해서
반드시 시립미술관서 해야했다”

공립미술관 부재로 전시 못 열어
▲ 이건희 컬렉션 : 이중섭 '황소'

'이건희 컬렉션'이 끝내 인천에만 들르지 못하고 4년간의 전국 순회를 마감한다. 300만 인구의 광역시 위상이 이렇게도 무색하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올해 제주도와 전북지역에서 전시하는 것을 끝으로 이건희 컬렉션 전국 투어를 종료한다고 25일 밝혔다.

2020년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은 지난해 4월 국보·보물을 비롯한 문화재와 거장의 명작 등 시대와 분야를 망라한 수집품 약 2만 3000점을 국가에 기증한 바 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귀한 작품을 국민과 공유하고자 했던 이 회장의 뜻을 기리고 전국 각 지역의 문화향유 기회가 공평해야 한다는 취지로 순회전을 결정했다.

정부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14개 지역 미술관에서 차례대로 전시할 계획을 세웠으나 이때 인천은 제외됐다.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백자 청화 대나무 무늬 각병 등 명작 50점을 전시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였다.

부산과 대구는 당연하고 심지어 대전과 광주, 청주도 갔으나 인천은 도달하지 않았다.

2021년 이런 기획이 알려졌을 당시 서운해하는 인천시민을 위해 정부는 인천도 전시가 가능한지 다시 검토한다고 했으나 결국 공립미술관이 없는 한계가 발목을 잡았다.

그러는 사이 2021년 서울과 과천, 청주지역에서 열린 전시회에 81만명이, 2022년과 2023년 부산시립미술관 등 11개 지역에서 64만명이 이건희 컬렉션을 누렸다.

올해 제주도립과 전북도립 미술관도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온·습도와 관람객 동선 등 작품 관리와 보존을 위해 순회전 개최는 반드시 시립미술관에서 해야 했다”며 “경기도미술관이 포함됐으니 권역별로 봤을 때 인천시민들의 관람 수요도 충족됐다고 사료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건희 컬렉션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전국 순회가 끝나는 대로 해외 순회전도 계획하고 있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박물관과 미국 시카고미술관, 영국 대영박물관이 우선 그 대상이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