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든 작든 잘못했으면 고치는 게 사람 도리
▲ 허물이 있으면 스스로(己) 뺨을 때려서라도(攵) 고쳐야(改) 한다. /그림=소헌

열 번째 조선의 임금 연산군은 무오사화를 일으켜 많은 신진 사류와 생모 윤씨의 폐비에 찬성했던 수십 명을 살해했다. 그는 경연을 없애고 언론3사(司) 중 하나인 사간원을 폐지하였다. 후궁들 간의 질투와 음모 그리고 사사로운 복수와 당쟁으로 연루된 갑자사화로 인하여 민중의 삶은 피폐해졌으니, 그의 비정(秕政.쭉정이 정치)은 극에 달하여 결국 중종반정에 의해 폐왕이 되었다. 연산군이 소인들을 등용하자 신료들이 반대와 만류를 하지만 이를 고치지 않자(過而不改) 이를 비판하는 내용이 조선왕조실록 '연산군일기'에 기록되어 있다.

 

2022년 하반기에 이르러서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었다.

①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 뒤 1년 만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大選(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공정과 상식'을 시대정신으로 내세운 그는 취임 후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내치에서는 노동·연금·교육 개혁을 3대 개혁 과제로 제시하였으며,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명분으로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국방부 청사로 이전함으로써 이른바 '용산시대'를 열었다. ②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누리호'가 우주로 날아오르는데 성공했다.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는 목표 궤도인 700㎞에 올랐고, 성능검증위성과 위성모사체를 궤도에 안착시켰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인도, 일본, 중국에 이어 1톤이 넘는 실용위성을 자력으로 우주에 띄운 세계 7번째 나라가 됐다. ③10월 29일 핼러윈을 앞두고 서울 해밀톤 호텔 옆 골목에서 인파가 뒤엉키며 158명이 압사하고 196명이 다치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다.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은 참사의 총책임자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목해 해임건의안을 강행 처리했으나, 尹 대통령은 수용하지 않았다.

④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2002년 안방에서 4강 신화를 이루고, 2010년 남아공 대회를 포함해 통산 세 번째다. ⑤경제가 '3高(고물가·고금리·고환율)' 충격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함으로써 부동산시장 및 금융시장에도 충격을 주었으니, 이자 부담이 늘면서 주택 매매값과 전세값은 급락했다. ⑥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올해 총 31회에 걸쳐 63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특히 2015년부터 실시한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에 격렬하게 반발하며 11월 2일 하루에만 25발이 넘는 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일 훈련에 즈음한 10월 4일에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일본 열도를 넘겨 쐈다. ⑦코로나19 피해를 겪은 지 3년 차인 올해 하반기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일상 회복에 속도가 붙었다. 각종 방역 조치는 해제 또는 완화되었다.

 

改 개 [고치다 / 바꾸다]

①改(고칠 개)는 己(자기 기)와 攴(채찍질할 복)이 합쳐진 글자다. 攴(복)이 다른 글자의 오른편에 붙을 때는 모양이 攵(복)으로 바뀐다. ②攵(복)은 모양이 文(문)과 비슷해 ‘등글월 문’이라고도 읽는데, 이는 잘못이다. 또한 夂(뒤져올 치)와 夊(천천히 걸을 쇠)하고도 구분해야 한다. ③허물이 있으면 스스로(己) 뺨을 때려서라도(攵) 고쳐야(改) 한다.

過而不改(과이불개)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 크든 작든 잘못했으면 고치는 것이 사람의 도리다. 특히 지도층 인사라면 상대를 비판하기보다 스스로 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



관련기사
[한국 현대사 20년 韓字로 보기] 22. 猫鼠同處(묘서동처) 서울 광수대(광역범죄수사대)로 전출한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扮)는 새로운 팀원들과 함께 살인사건을 조사한다. 조사 중 그는 하이퍼(신종마약)가 연루되었음을 알게 된다. 마 형사는 하이퍼가 강한 중독성을 가졌으며, 일본 야쿠자로부터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다. 사건의 중심에는 한국인 배후 주성철(이준혁 扮)이 있는데, 그는 현직 경찰로서 그들과 손을 잡고 계속해서 판을 키운다. 한편 공모자들끼리 이해관계가 와해되면서 야쿠자 조직이 국내에 들어온다. 긴장감은 절정에 오른다. 역시 폭력으로 단련된 상대들이 아무리 강해도 마석도는 [한국현대사 20년 韓字로 보기] 21. 我是他非(아시타비) “道(도)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중립적으로 서 있는데, 이것이 모든 것을 조화롭게 한다.” 노자의 말이다. 자석을 보라. 음극과 양극이 한 몸에 존재하면서 쇠를 끌어당긴다. 하지만 자석의 중간지점은 磁性(자성)이 없다. 이처럼 서로 대립하고 있는 힘의 균형점은 어느 한 곳에 속하지 않고 비어 있다. '造化'란 어느 한 방향으로 극단적이지 않고 서로 잘 어울려 모순됨이나 어긋남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바둑이나 장기에서 최고의 덕목은 '조화와 균형'이다. 2020년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이 [한국현대사 20년 韓字로 보기] 20. 共命之鳥(공명지조) 여러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와 해머던지기 선수 출신인 어머니 그리고 대학 4수생 아들과 미대 지망생 딸은 반지하 집에서 살아가는 백수 가족이다. 집안에는 꼽등이와 바퀴벌레가 득실거린다. 그들은 피자박스 접기로 생계를 이어간다. 얼마 후 아들이 부잣집의 고액과외를 맡게 되고, 이후 딸도 그 집 미술 선생님으로 고용된다. 게다가 아버지는 박 사장의 운전기사로 아내도 가정부로 들어가게 된다. 박 사장 가족이 집을 비운 사이 그들은 제집인 양 들어앉는다. 그때 저택의 지하실에서는 또 다른 사람이 이미 寄生(기생)하고 있었다. - 영화 <기생 [한국현대사 20년 韓字로 보기] 제19화. 任重道遠(임중도원)-2018 “눈을 뜬다. 어둠 속의 나 심장이 뛰는 소리 낯설 때. 마주 본다. 거울 속의 너 겁먹은 눈빛 해묵은 질문. 어쩌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나 자신을 사랑하는 거야. 솔직히 인정할 건 인정하자. 니가 내린 잣대들은 너에게 더 엄격하단 걸. 니 삶 속의 굵은 나이테. 그 또한 너의 일부. 너이기에 이제는 난 자신을 용서하자. 버리기엔 우리 인생은 길어. 미로 속에선 날 믿어. 겨울이 지나면 다시 봄은 오는 거야” - BTS 曲 중. 2018년 전쟁과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이 만났다. 판문점과 평양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