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창욱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상근부회장
▲ 박창욱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상근부회장

용띠 해라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문득 나이는 비슷하나 양 극단에 서 있는 두 청년이 생각났다. 김우중 사관학교로 불리는 '글로벌청년사업가(GYBM)양성'의 연수 과정에서 인연이 되었다. 개천이라는 상황은 비슷했다. 용으로 보자면 한 명은 근접했지만 다른 한 명은 용꿈을 포기한 경우다.

용이 되어 보이는 청년의 경우다. 작년 9월경에 전화로 급하게 필자를 찾았다. 베트남에서 6년째 근무하며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하노이로 복귀한다며 일요일 이른 시간에 인천 청라에서 필자가 사는 잠실까지 먼 길을 달려왔다. “이번에 결혼합니다. 꼭 시간 내어 오십시오.” 그냥 문자로 소식만 전해도 될 일이었다. 의외의 말을 이어갔다. “베트남 취업 6년 동안 베트남에 집을 두 채나 사고 큰 재산을 모았습니다. 김우중 회장님과 대우분들의 도움이라 생각합니다. 뭔가 기여하고 싶습니다.” 결혼식이 있었던 연말에 제법 큰 돈을 후배양성의 지정기부금으로 내놓았다. 또 다른 청년은 작년에 30대 중반 나이로 참가하였으나 4개월여 만에 연수 자체를 포기하였다. 수차례 만류하였으나 뿌리치고 귀국하여 헤어졌다.

이 둘은 나름대로 용꿈으로 해외취업과 글로벌 창업에 도전한 경우다. 김동연 경기지사께서 아주대 총장 시절에 청년에게 희망 사다리를 만들어 주겠다며 사회적 화두를 던졌던 기억도 있다.

극단의 어려운 환경에서 노력으로 획기적인 입지를 만드는 희망적인 개념이지만 변질이 많이 되었다. 개천, 용, 노력으로 나눠보자.

먼저 용의 입지가 어떤 경우이며 성취인지 합의가 없다. 대체로 권력을 차지한 경우로 사농공상 계급의 사(士)에 해당하며 행정, 사법, 입법의 자리를 말하는 듯하다. 그런데, 선거철이 되면 법을 어기고 해악질로 차지한 경우도 흔하게 본다.

둘째는 개천은 무엇일까? 태생이 신분 사회가 아니니 누구나 공평하다. 그런데 요즘은 아니라며 '금수저, 흙수저'의 수저론으로 부모의 권력과 연관 짓는다. 그러나, 사회나 국가적 지원과 정보 접근이 개방적이다. 어지러울 정도로 많은 기회가 널려 있지만, 지원자가 없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세 번째는 '노력'이다. 이미 개천과 용이 정해져 있으니 의미가 없다고 단정한다. 다양한 경우를 제시하면 '노오오력'이라며 비꼬고 '꼰대'의 잔소리라며 피해간다.

이젠 '개천과 용'의 프레임은 바꾸자. 직업이 다양하고 정보와 기회가 널려져 있기 때문이다.

먼저, 용의 프레임의 기본이 '함께 한 성취'로 바뀌어야 한다. 혼자서 거둔 성취가 아니라 동료나 이웃, 세대를 넘고 사회와 함께한 성취에 주목하자. 모든 분야가 그래야 한다. 국가 대표 선수를 뽑는 일에도 적용하여야 한다. 경기장만이 아닌 라커룸과 뒤풀이 공간도 따져야 한다. 이번 국회의원 출마자의 공동체 활동 행적도 따져 투표하자.

용의 범위를 넓히자. 상상력을 다양한 분야와 글로벌 공간까지 키우자. 공부와 시험으로 평가하여 장원 급제의 용을 넘어서자. 스포츠나 예술계에서 치열하게 성장하여 세계적 명성을 얻는 경우도 많다. 시장이 커져 돈도 같이 온다. 학생 때 공부는 낙제 수준이었지만 요리로 세계적 수준 쉐프가 되거나 뉴욕이나 파리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명성과 돈을 거머쥔 경우도 있다. 국내 방송의 '생활의 달인'이나 '서민 갑부' 등에 소개되며 하나의 일에 집중하며 명성과 부를 챙긴 경우도 많다.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동대문 시장에서 장사를 키우니 글로벌 유명 브랜드 회사로 매각되며 수천억 원을 쥔 경우도 있다.

돈은 뒷전에 두고 사회적 약자를 보살피거나 사회적 비관심 분야에서 등대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의료나 종교계에서 아프리카 오지에 투신하여 선교나 봉사로 평생을 살아가는 분은 어떤가? 예를 들자면 한이 없다.

모든 것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시대가 되었다. 희망을 가지고 희망을 나누자.

/박창욱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상근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