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만 체육부장
▲ 이종만 체육부장

전달수. 대단한 인물이다.

6년 전, 그가 인천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그를 흔드는 세력과 마주하며 힘든 시기를 여러 번 겪었지만 모두 이겨내고 역대 인천 유나이티드 대표 중 가장 오랫동안 제 몫을 하고 있다.

그는 첫 등장부터 고달팠다.

인천전국시도민연합회 회장 시절이던 2018년 10월 초, 당시 박남춘 구단주의 뜻에 따라 'K리그1 잔류'를 목표로 꾸려진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처음 구단과 인연을 맺었다.

이어 박 구단주는 그를 대표로 내정했고, 그해 11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어 그를 새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하지만 상황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전 내정자가 축구 관련 이력이 없다'며 반발한 일부 이사들 반대로 '신임이사 선임의 건' 상정이 무산됐다.

과거 대표이사 중엔 정무부시장이나 현직 공무원 출신 등 축구와 무관한 이들이 적지 않았기에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졌지만, 주주총회 의장(당시 강인덕 대표)은 이들의 반발에 그대로 폐회를 선언했다.

박남춘 구단주가 사과했고, 타격을 받은 그는 침묵했다.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여전히 내정자 신분으로 거취를 고민하던 그는 며칠 후 “대표이사로서 구단을 공정하게 이끌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와중에 인천은 극적으로 1부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그렇지만 축배를 들 수 없었다.

12월 1일 잔류를 확정한 경기에서 자신의 사퇴를 촉구한 서포터즈와 다시 이사회 및 주총 일정을 잡으려는 인천시를 향해 당시 강 대표가 날을 세우며 전 내정자 등은 애를 끓여야 했다.

그러다 천신만고 끝에 강 대표가 12일 이사회를 소집해 신임이사 선임 안건을 확정했고, 구단은 28일 임시 주총을 열어 이를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약 2달 동안, 인생에서 처음 겪어보는 시련이었지만 그는 이겨냈다.

두 번째 위기는 그로부터 1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왔다.

임완섭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사퇴하고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유상철 명예 감독에 이어 이임생 전 수원 삼성 감독 영입 불발 및 이 과정에서 불거진 이천수 당시 실장과 불화설 등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는 박 구단주의 만류에도 조성환 감독 영입을 마무리한 그해 8월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선수인 이재성과 김도혁이 나서 “누구보다 애쓴 전 대표님을 위해 우리가 보답할 기회를 달라”며 진심을 전했고, 그는 마음을 바꿨다. 소방수로 온 조 감독은 전 대표의 절대적 신뢰 속에 부임 첫 해 1부리그 잔류에 성공했고, 2021년 8위, 2022년 4위에 창단 처음 ACL에 진출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런데 또 정치가 문제였다.

2022년 6월 선거에서 박 전 구단주가 패하고, 유정복 현 시장이 당선하자 이 자리를 노리던 이들이 그를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으로 몰아갔다. 모욕감을 느낀 그는 7월 사퇴를 천명했다. 그러자 팬들이 '트럭시위'를 전개하는 등 반발했고, 몇 개월간 안갯속이었던 그의 거취는 그해 12월 '유임'으로 결정이 났다.

그는 이 자리를 둘러싼 파워게임의 승자가 됐다. 하지만 수개월이 지나 또 비슷한 상황에 부닥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그와 임중용 실장 등이 고발에 시달리면서 '대표 자리를 노리는 세력과 특정 이해관계에 얽매인 민원인이 결탁한 의도적인 구단 흔들기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랐다. 다시 팬들이 나서 그를 적극적으로 엄호했다.

결국 그는 유 구단주와 직접 만나 서로 신뢰를 확인하며 이번에도 자리를 지켰다.

그의 자리를 탐냈던 이들은 그를 너무 얕봤다. 그는 강하다. 그는 그를 뽑은 박 전 시장과 박 전 시장의 경쟁자이면서 그를 유임한 유 시장 모두 팬들로부터 박수를 받게 하였을 만큼 능력자다. 그가 인천을 맡으며 구단이 크게 성장했다는 명백한 증거 앞에, 그를 끌어내리려던 시도는 모두 헛발질에 그쳤다.

/이종만 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