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나리 야간학교 교사' 유창현 오산시 팀장]

18년째 야학 봉사단체 이끄는 선생
80세 최고령, 중학교 검정고시 합격
공직자 재능 기부…100명 졸업자 배출

“늦은 나이지만 어르신들이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자신감을 얻고 꿈을 실현하는데 작은 보탬이 큰 보람으로 다가와 오히려 제가 감사합니다. 더 많은 시민이 만학의 꿈을 실현하도록 미력이나마 밀알이 되겠습니다.”

오산시 도시정책과의 유창현 팀장은 야학 봉사단체를 18년째 이끌고 있는 공무원이자 선생님이다.

유 팀장은 오산시청 공무원들과 재능기부로 2006년 시작한 '오나리 야간학교'의 교사가 돼 만학도들의 꿈을 키워주고 있다.

오나리 야간학교는 오산시 중앙도서관에 자리를 마련해 현재 15명의 만학도가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중도에 학업을 포기한 시민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초·중·고등학교 검정고시 대비반이다.

학생들의 평균연령은 50∼60대 이상으로 어린 시절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학업을 마치지 못해 평생동안 마음속 응어리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의 배움에 대한 한을 열정을 다하며 지도를 하고 있다.

2006년 당시는 인터넷 강의도 없어 수원·서울 등 타 지역의 학원에서 비싼 수업료와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공부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유 팀장을 비롯한 공직자들의 자발적 재능기부로 자원봉사 강사로 나서게 되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오나리 야간학교는 현재 국어·영어·국사·수학·과학·사회 등 총 6개 과목에서 6명의 공무원이 교사로 재능 기부하며 고된 업무가 끝난 후에도 학생들을 지도하는 세심한 배려가 학생들에게 감동을 준다.

유창현 팀장은 지난 18년간 학교의 불이 꺼지지 않게 하는 운영의 묘를 발휘하며 솔선수범하고 있다.

오나리 학교는 그동안 100여명의 졸업자를 배출했다. 그 가운데는 2018년 당시 80세의 박창례(여) 어르신이 중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 도전해 경기도내 최고령 합격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같은 성과의 이면에는 공직자들의 봉사 정신이 크게 자리한다.

유 팀장은 과학, 이돈일 정책협력관은 영어, 한규섭 주무관은 수학, 최선호 신장2동장은 국사,

천상준 주무관은 사회, 최성임 주무관은 국어로 체계적이고 솔선수범하는 노력들에 유 팀장은 감사해 한다.

수업을 듣고 있는 69세의 김모씨(오산시 은계동)는“학생모집 현수막을 보고 처음 학교를 찾아갔을 때만 해도 내 나이에 과연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했지만 선생님들께서 너무 잘 가르쳐주셔서 자신감이 생겼다”며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

영어 과목을 가르치는 이돈일(오산시 정책협력관)은 “유창현 팀장을 비롯한 공무원들의 작은 노력이 어르신들의 꿈을 찾는 길에 도움이 돼서 보람을 느낀다”며 “힘들어도 힘이 안 든다”고 말한다.

오나리 야간학교는 4월 시행되는 상반기 검정고시시험을 대비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중앙도서관 4층 문화강좌실에서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고 있다.

2004년 공직에 임용된 유창현 팀장은 예산담당관실의 이은하 주무관과 부부공무원으로 “아내의 따뜻한 내조 덕분에 성실하게 봉사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오산=글·사진 공병일 기자 hyusa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