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식 재능대학교 기획처장
▲ 홍성식 재능대학교 기획처장

최근 인천지역 대학의 초미의 관심사는 RISE(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사업,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이다. 2025년부터 교육부 등 정부가 행사하던 대학 지원 행정·재정 권한을 지자체에 위임·이양해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추진하는 체계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를 이루는 실천과제로 대표적인 사업이다. 교육부의 획일적인 대학 지원에서 지자체 주도로 지역별 맞춤형으로 대학을 지원하자는 취지다. 인구절벽과 지역소멸 등 국가적 난제를 지산학연이 긴밀하게 협력하여 극복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지역별 라이즈사업 계획을 올 1월 말까지 제출해야 한다. 인천 대학들은 인천시, 인천테크노파크와 함께 지역정주형 인재양성과 지산학연 협력 생태계 구축, 직업평생교육의 혁신과 지역현안 해결을 목표로 인천형 라이즈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에서 라이즈사업은 여러 가지 면에서 각별하다. 지역 내 모든 대학이 한자리에 모여 같은 목표를 가지고 머리를 맞댄 것 자체가 처음이다. 인천시와 함께 지역과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진지하게 모색해본 것도 처음이다. 시와 대학, 산업체와 연구기관들이 상생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함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라이즈사업의 핵심 성과지표에는 지역 정주여건 개선과 GRDP(지역내총생산), 대학평가 순위 향상 등 부담스러운 예시들이 제시되어 있다. 인천에 얼마의 재원이 할당될지는 모르겠으나, 인구 300만 대도시에서 500억원 정도로 GRDP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국내 제2의 경제도시로 인천의 위상을 강화하는 데 일조하지 않을까 싶다. 실제 2020년 기준, 인천지역 대학 졸업 후 취업인원 1만418명 중 인천지역 직장에 취업한 경우는 3159명으로 30.3%에 불과하다. 인천지역 신규 취업자 중 타지역 공급이 절대적이고, 인천지역 인재의 타지역 유출이 크다. 이 현상은 지역 대학과 산업과의 인력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과 지역 내에서 지역인재를 잡아놓을 매력적인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따라서 이 라이즈사업을 통해 인천 6대 전략산업과 전통적인 특화산업 선도형 인재를 양성하고 원도심 재생, 청년 취창업 활성화, 평생직업교육을 통한 생산성 강화 등은 물론 문화적인 측면에서의 혁신도 기대한다. 특히 경제지표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인천의 이미지를 개선하여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도 기여하리라 본다.

그러나 라이즈사업 자체가 '지방'에 방점을 두고 설계되어 있어 인천과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소재 대학이 역차별을 받는 면도 없지 않다. 2023년 라이즈 시범사업에서 수도권은 진입 자체가 제한되었고, 라이즈사업의 기초인 RIS사업(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에서도 제외되어 있었다. 수도권 집중으로 지방과 지방대학이 큰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신입생 충원율이 가장 낮은 대학들은 수도권 지역의 전문대학들이다. 지방대학보다 상대적으로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도 적다. 따라서 대학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인천시의 역할도 중요하다. 인천지역 라이즈 사업비의 규모를 키우고, 동시에 타 시도나 도시 규모에 비해 적은 고등(직업)교육 예산도 키워야 한다.

/홍성식 재능대학교 기획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