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진 인하대학교 물류전문대학원 교수
▲ 김용진 인하대학교 물류전문대학원 교수

코로나 사태가 지나고 나서 돌이켜 보면 소위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에서 나타났던 패닉에 가까운 사재기 사태를 TV를 통해 보면서 놀랐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별문제 없이 이를 피할 수 있었다. 필자는 그 원인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우수한 국민성도 있겠지만 온라인 쇼핑이 가장 큰 공을 가져가야 한다고 본다. 코로나 사태와 상관없이 클릭만 하면 생필품이 다음날이면 문앞에 무사히 배달되어서 생필품의 부족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이제 온라인 쇼핑과 택배는 이제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분리할 수 없는 필수 불가결한 '보편적 서비스'가 되었다. 2022년 한해 택배물동량은 41억2300만건으로 국민 1인당 연간 80건에 달한다. 4인 가족이면 320건으로 일요일은 제하고 매일 한건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렇듯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온라인 쇼핑은 과연 공만 있을까?

지금 미국 대선판을 뒤흔들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임기 때 아마존과 극렬한 갈등이 있었다. 물론 워싱턴포스트를 통한 여론전과 트럼프와 베이조스 간의 감정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트럼프가 아마존에 대하여 비판한 포인트 중 하나는 아마존을 통한 온라인 쇼핑이 소매시장을 위축시키고 자영업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줬다는 것이다. 2018년 당시 미국의 거대 백화점 체인인 시어스가 파산하면서 이러한 주장은 많은 공감대를 끌어냈다. 이때 미국의 소매판매액에서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9.6%였다.

그런데 그 당시 대한민국의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 쇼핑 비중은 24.4%(온라인 쇼핑 상품거래액 비중은 18.8%)로 미국의 2배가 넘었다. 그리고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이러한 수치는 비약적으로 늘어나서 2023년 11월 현재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 쇼핑 비중은 38.0%에 달한다. 즉 국민이 소비하는 금액 중 백화점부터 편의점까지 소비하는 것과 온라인쇼핑을 통하는 것이 6 대 4에 달할 정도로 온라인 쇼핑의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온라인 쇼핑의 발전은 과연 마냥 바람직하기만 할까?

많은 사람은 온라인 쇼핑이라고 하면 무엇인가 첨단의 젊고 진취적이고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이 주도하는 시장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여러분은 스마트폰을 통해서 물건을 주문할 때 과연 소규모의 스타트업에서 만든 플랫폼을 통해 주문하는가? 2023년 6월 시행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쿠팡과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에 달한다. 그들은 대기업이다. 그리고 여러분의 집 앞에 주문한 상품을 배달해 주는 택배업도 대형 허브터미널과 전국을 커버하는 다수의 서브터미널을 갖추어야만 하는 장치산업으로서 주로 대기업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전통시장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로 대형 마트에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무일을 부여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왜 온라인 쇼핑에는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는가?

많은 독자분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근린 상가를 살펴보면 부동산, 학원, 음식점, 미장원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과거 존재하던 수많은 가게 즉 자영업자들이 장사하던 공간이 사라진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제는 장사하는 이웃을 보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다. 실제로 자영업자의 수는 2012년 577만명에서 2022년 563만명으로 절대적인 수치도 감소하였고 우리나라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3.1%에서 20.1%로 감소하였다. 통계치에서도 자영업자의 수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는 온라인 쇼핑이 우리 사회에 끼치는 공과 과를 한번 진지하게 고민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적절한 대책을 강구할 때가 된 것 같다.

/김용진 인하대학교 물류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