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지킴이' 예산 삭감 등 후퇴
도, 지킴이 자격 강화·증원 검토
김 지사 정책들 전진…성과 뚜렷
윤석열 정부의 '노동자 안전 정책'이 후퇴한다는 이유로 사회적 비판을 받고 있는 반면, 경기도의 관련 정책은 확대되고 있어 극명한 대조를 드러냈다. 김동연 지사는 2년 전부터 윤 정부를 '반노동 정부'로 규정하며 “도는 다르게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는 올해 선발하는 '노동안전지킴이'의 자격요건을 강화했다. 지난 15일부터 오는 26일까지 모집 중인 노동안전지킴이는 산업현장에서 점검·개선지도와 각종 산재예방 활동에 나서는 전문 인력으로, 2020년 처음 제도가 도입됐다. 애초 도가 제시해온 자격은 안전관리자·안전보건관리 대행기관 등에서 실무경력 1년 이상인 자였다.
그러나 이번 공모에서 실무경력을 3년으로 3배 상향했고,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운영 인력인 '안전보건지킴이'까지 포함해 채용하기로 했다. 재난·교통 등 산업안전과 거리가 있는 경력을 제외하는 조항도 추가했다. 자격증의 경우 기존 기계·전기·화공·간호·위생 등 분야를 넓게 뒀던 것에서 건설안전·기계안전·전기안전·산업안전의 기술사 및 기사로 압축했다. 도는 노동안전지킴이 인력 확대 방안도 검토한다.
31개 시·군 노동안전지킴이 정원은 현재 104명이다. 2인 1조로 활동하는 이들이 전국 1위 규모의 도내 산업현장을 모두 관리하는 건 현실상 벅차다. 이에 도는 시·군과 협의해 점진적으로 인력을 늘려갈 방침이다. 노동안전지킴이 예산은 도비 30%, 시·군비 70%가 각각 투입된 약 43억원이다.
앞서 정부는 안전보건지킴이 예산 약 124억원을 전액 삭감해 도내 70여명 인력이 사라졌다. 게다가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을 유예해달라고 국회에 요구했다. 노동·시민사회단체는 대안도 없이 노동자 안전에 뒷짐 졌다며 연일 항의하고 있다.
도는 해당 소식을 접한 뒤 정책 전문성 상향 등 자구책을 모색한 바 있다. 이는 김동연 지사 의지가 반영됐다. 김 지사는 후보 시절만 아니라 2022년 7월 취임 이후에도 수차례 정부의 노동정책 행보를 걱정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지난해 4월 한국노총 노동절 기념행사를 통해 “정부는 노조 활동을 탄압하고 근로시간 69시간을 얘기하며 우리가 가려는 방향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가치는 기본권, 장시간 근무 지양, 안전한 일터의 확보”라며 “경기도는 다르게 해보겠다. 작은 일부터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정책을 추가하고 체계화하는 방식으로 나아갔다.
효과는 뚜렷했다. 우선 노동안전지킴이는 지난 한 해만 건설업, 제조업 등 2만개 이상 사업장을 점검한 데 더해 7만개 이상의 유해·위험요인을 개선했다. 또 ▲감정노동자 심리치료 ▲찾아가는 산재예방 교육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안전문화실천추진단 참여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시민단체·기업 안전문화 홍보 ▲소규모 사업장 안전캠페인 등에 나섰다.
그 결과 2023년 1~9월 사고사망 만인율(1만명 당 산재사망자 수) 지수가 전년 동기와 비교해 0.06 하락(187명→159명)하는 등 현장에 변화가 있었다. 도의 최종 목표는 해당 지수를 2022년 0.51에서 2026년 0.29까지 낮추는 것이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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