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높은 시민 연극·마임공연 무너져
최근 1심…최종 결론까지는 더 걸릴 듯
구, 2022년말 평가 이유 위탁 종료 선언
“불법점거 해소 뒤 공간 활용 의견 수렴”
극단 “국비도 따고 질 좋은 공연 선보여
그냥 나가라 수용 어려워…구제 방안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소극장, 인천 연극의 모태가 된 '작은극장 돌체'가 비운의 길을 걷고 있다. 공간 사용과 관련된 미추홀구와의 분쟁을 2년째 하면서 44년 역사가 어둡게 사위어갈 가능성이 크다.
돌체극장 운영자인 '극단마임'과 인천 미추홀구에 따르면 둘은 현재 명도소송과 행정소송, 변상금 부과 명령과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법원과 경찰에서 갖가지 다툼을 하고 있다.
2022년 말 미추홀구가 극단마임에 돌체 극장 위탁 종료를 선언하면서 일은 시작됐다. 극단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건물 사용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극단측은 위탁 종료의 근거가 된 평가를 다시 한 번 해달라고 호소했으나 미추홀구는 당장 퇴거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두 기관이 법적 분쟁으로 맞서다가 최근 1심 결과들이 나왔고 다시 항소하는 등으로 진행되고 있어 최종 결론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예정이다.
이러는 사이 인천의 희귀하고도 독보적인 이 공연예술 공간은 제대로 사용이 안 되고 있다. 이곳에서 활성화돼 있어 가치가 높은 시민연극이나 마임 축제와 같은 콘텐츠도 여지없이 무너져 가고 있다.
미추홀구는 극단 마임의 퇴거에만 집중한 나머지 실제로 공간이 비워질 경우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한 번도 발표하지 않았다. 또 오래된 역사에 빛나는 인천 문화예술의 한 분야를 어떻게 이어갈 건지를 두고도 고민이 없다.
다만 계약 종료 이후 극장을 무단 사용한 대가로 5000만원 넘는 변상금을 극단측에 부과하기만 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우선 불법 점거가 해소되어야 공간 활용 방안도 마련할 수 있다”며 “최종 결론이 나오는대로 시민들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극단마임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비를 따오고 부족한 부분은 사비를 들이는 방법으로 질 좋은 공연을 선보였는데 하루아침에 그냥 나가라는 건 수용하기 어렵다”며 “미추홀구의 결정을 오랜 시간 따르지 못하는 사정을 헤아려주길 바라며 구제 방안이 나오길 기다린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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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의 노고가 없는 것은 아니나 어느 시기부터는
지리멸렬했기 때문에 퇴거 요구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인물이 나가줘여 새로운 젊은 공연예술가들이
해당 공간을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겠지요.
돌체 측의 안일함은 지역 문화계나 시민사회의 예술에 관한 태도나 변화 양상을
제대포 파악조차 못한 것 같더군요. 버틴다고 능사는 아닙니다.
그동안 많은 기득권을 누려오셨으니 이제 다른 예술가들에게도 기회를 주시는 게 옳다고 봅니다.
돌체 측은 관은 물론 시민과 청년 예술가들조차도 설득하지 못하고 있잖아요.
기회의 균등성을 생각한다면, '고인물'이 되기 전에 퇴거가 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