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도영 '굿모닝 라오스' 작가]

ChatGPT·GPT-4 활용 소설 출간
“독자에겐 구분보다 감동·경험 중요
생활 속 기계와 공존할 방법 찾아야”
▲ 소설책 '굿모닝 라오스'를 출간한 노도영 작가가 관련 책을 전달하기 위해 최근 라오스를 방문 중이다. /사진제공=노도영 작가

지난해 생성형 인공지능 'ChatGPT(챗지피티)' 등장으로 콘텐츠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도 확대됐다.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과 창작자의 권리 침해 등 부정적인 요소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콘텐츠 제작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이면도 있어 올해에도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논의는 불가피하다.

문학계도 마찬가지다. 이 소용돌이 속에 화두를 던진 작가가 있다. 지난해 말 소설 '굿모닝 라오스'를 출간한 노도영 작가다.

'굿모닝 라오스'는 인공지능 'ChatGPT'와 현존 최고의 언어모델인 GPT-4를 활용해 집필됐다. 경복대 드론건설환경학과 교수이기도 한 노도영 작가는 20년 전 싸이월드 때부터 SNS에 전산 파일로 기록해 온 자료를 집대성해 여행 안내서도 작성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 오랜 인연을 맺어온 라오스를 배경으로 기존의 기행문 스타일을 넘어서 라오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정교하게 묘사하는 문학 작품을 창조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인간과 인간지능의 창작 공존을 탐구하는 동시에, 인간만이 가진 감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도영 작가는 “인간이 기계와 다른 점은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작품을 쓰는 동안 비 오는 장면은 비가 내리는 날에, 새벽 장면은 새벽에 집필하는 등 그 순간의 감각을 작품에 담아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방식은 독자들에게 더욱 생생한 경험을 전달하고 작품에 심층적인 감정을 불어넣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노도영 작가는 “인간이 쓴 소설과 기계가 쓴 소설의 경계가 모호해질 것”이라며 “독자에게 중요한 것은 경계 구분이 아니라 작품이 전달하는 감동과 경험”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문학과 기술의 결합을 통해 문학계에서 인공지능의 역할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그리고 인간 작가와 인공지능 작가의 창작 방식의 차이와 유사성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한 논의를 제기했다.

노 작가는 “인공지능이 창작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감각을 유지하고, 스토리에 재미를 더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며 “작품의 내용보다는 작품을 만들기까지의 스토리가 중요해지며 이는 문학의 새로운 방향성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작가는 이미 14년 전인 2010년에 지리정보처리기술을 이용해 사진을 음악으로 변환하는 앱을 개발함으로써 예술과 공학의 융합하기도 했다.

그는 “인공지능 창작물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며, 창작의 모든 영역이 인공지능과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그는 대학교에서 강의를 맡은 '측량 및 GIS' 과목의 평가에도 ChatGP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인공지능의 무한한 활용 가능성을 확인함으로써 앞으로 작품의 소개와 보급에서도 ChatGPT를 활용함은 물론 여행, 요가 등 다양한 영역에 접목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의 인공지능은 충분히 진화했고, 생각보다 더욱 빠르게 진화해 갈 것”이라며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간 대체, 일자리 상실 등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지만 어차피 받아들여야 할 현실을 거부하지 말고 모든 이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창작은 물론 생활 속에서도 현명해진 기계와 공존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