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독도지기' 임원빈씨]

2003년 '천국서 내려다 본 독도' 의미 전달
학알 등 포함 수십만 마리 접어 30여 작품 제작
세계서 가장 작은 종이학 '한국 기네스' 올라
“대한민국 영토, 더 많이 알릴기회 생겼으면”
▲ 임원빈(55)씨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본인의 작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가로 1.8mm, 세로 1.8mm. 눈으로 분간하기도 힘든 초미세 종이학을 23년간 접어 온 인물이 있다.

고양시에 사는 임원빈(56)씨는 지난 2000년부터 종이학을 접어 왔다.

처음 시작은 노래방을 운영해 오던 때 무료함을 달랠 요량이었다. 손님들이 버리고 간 담배 포장지로 하나둘 만들기 시작했던 종이학은 3년 새 수만 마리가 모였고 때마침 독도를 두고 한국과 일본 양국 간의 영토 분쟁 문제가 발생했었다. 이때 임씨는 독도가 한국 땅임을 알릴 목적으로 종이학을 활용해 보기로 했다.

▲ 임원빈(55)씨가 독도에 대한 애정을 담아 만든 작품.
▲ 임원빈(55)씨가 독도에 대한 애정을 담아 만든 작품.

“노래방을 운영하던 때 손님들이 버리고 간 담배 포장 속 종이로 종이학을 접게 됐죠. 그러다 2003년도에 노무현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 간에 독도 문제를 놓고 영유권 분쟁이 일어났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죠. 종이학을 모자이크 기법으로 이어붙여 탄생한 작품이 천국에서 내려다본 독도라는 의미의 첫 작품을 완성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들은 각종 매스컴에 오르내리며 연일 화제가 됐다. 한반도와 독도를 주제로 하던 작품들은 시간과 우주를 형상화하는 작품들로 영역을 넓혀갔다. 종이학의 크기도 점차 작아졌다. 가로세로 2cm였던 평범한 종이학에서 핀셋 없이는 작업할 수 없을 만큼 작은 크기의 종이학을 접기 시작했다. 그의 종이학은 2006년 한국 기네스 기록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작은 종이학을 13만 마리를 잡아 인증을 받게 됐죠. 23년여간 꾸준히 완성한 종이학은 20만 마리 정도고 학알, 거북알 등 셀 순 없지만 30만개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것으로 만든 작품이 벌써 30여 작품에 이르고 있네요.”

섬세한 작업이 요구되는 만큼 작품당 길게는 1년이 꼬박 걸리기도 했다. 그에게 작업은 신념 설파의 수단이었지만 때때로 수양이자 심신단련의 시간으로 쓰였다.

“종이학을 접으면서는 주로 수학 공식을 고민합니다. 어떤 결과 값을 얻기 위해서보다는 스스로 복잡한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종이학을 접고 있죠.”

'독도지기'를 자처하는 임씨는 놀랍게도 독도에 단 한 번도 가보질 못했다. 그에게는 독도를 가보고 싶은 마음만큼이나 간절한 바람이 있다.

“아내가 몸이 좋지 않아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병간호에 전념하고 있죠. 여기에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 지면서 독도를 가 볼 엄두가 안 나더라고…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우리 대한민국 영토 독도를 더 많은 세계인들에게 알릴 기회가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박혜림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