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사단법인 '해반문화'는 인천에서 1994년 설립된 비영리 문화단체다. 올해로 창립한 지 30년을 맞은 셈이다. 인천의 대표적 시민문화단체로 꼽힌다. 처음엔 '해반문화사랑회'란 간판을 달고 출발했다가 1997년 사단법인화하면서 점차 지금의 이름으로 바꿔 일을 한다. 지역사랑·문화사랑·인간사랑을 내세우며 인천의 역사문화예술 교육과 청소년·대학생·가족 문화유산 지킴이 활동 등을 지속해서 벌이고 있다.

해반문화의 활동 중에선 '문화재지킴이교육'이 빛을 발한다. 창립 후 단체가 펼친 일이야 아주 다양하지만, 인천의 문화재를 지키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자원봉사자인 역사문화해설사를 뽑아 문화재 도보 탐방을 시도하고, 박물관·전시관 등지에서 탐방객들에게 지역 여행의 의미와 인천 개항장의 가치를 알리고자 힘쓰고 있다. 개항장 야행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시민과 함께 만드는 여행'의 성공적 개최에 이바지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인천을 내외부에 널리 알리는 데엔 해반문화만한 곳도 없을 듯하다.

해반문화는 인천뿐만 아니라 자신이 사는 지역에 애정을 갖고 문화예술을 함께 누리며 서로 사랑하자는 뜻으로 모였다. 한창 활동을 벌일 때는 지역의 주요 문화 현안에 대한 발전적 대안을 제시하며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했다. 도서관 살리기 운동, 문화의 거리 만들기, 근대문화유산 보존 운동, 지역답사 등 전시·공연·교육에 매진했다. 단체 초창기엔 인천의 문화 인프라가 부족해 애를 먹기도 했지만, 깊어진 문화적 갈증은 무엇보다 문화를 중요시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문화단체로서 정치와는 무관한 자세를 지키며 꾸준히 30년을 이어왔다.

해반문화가 첫 '생생문화유산 활용사업' 문화재청장상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해반문화는 최근 문화재청이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2023년 지역문화유산 활용 우수사업' 시상식에서 '지구의 시작 백령도, 우리 함께 우주와 만나요!'로 우수사업에 선정됐다. 이 프로그램은 뭍과 멀리 떨어진 섬 백령도 내 지질공원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향후 유네스코 자연유산 등재를 위한 문화유산 보존 교육·환경보호에 따라 해양 쓰레기 줍기 등 주요 이슈를 연계했다.

해반문화는 정규교육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인천문화유산 보존·활용을 위해 학생·시민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학교 특별활동 시간의 문화유산교육도 중요하다고 여겨서다. 여기에 민관이 적절하게 협력하면, 사회적 기여도를 높이고 참여자의 자기 성취도를 이룰 수 있다는 데 방점을 찍는다. 아무쪼록 해반문화가 인천의 '문화유산 지킴이'로서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으면 한다.

▲ 이문일 논설위원.
▲ 이문일 논설위원.

/이문일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