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참모진 유시장 “실제 발언” 반박
회복 후 이재명 첫 메시지 궁금
파장 촉각… 총선 앞두고 변수로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06년 지방선거 지원 유세 당시 했던 '대전은요' 발언까지 재소환되면서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인천지역 정치인들이 잇따라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3일 저녁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이었던 저 유정복이 '대전은요' 진실을 밝힌다”고 시작하는 게시글을 통해 “신촌에서 피습을 당한 뒤 병원에서 한 얘기는 참모진들이 준비했던 말이었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같은 날 정치계 원로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CBS 라디오에 출연해 200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피습 때, 수술 후 첫 마디로 “대전은요”라고 말한 건 측근과 의논한 결과라고 언급하자 유정복 시장이 이를 전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유 시장은 “(테러 다음 날) 한나라당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모두가 격앙돼 강력 대응을 주장했는데, 당시 비서실장이던 제가 수술에서 깨어난 박근혜 대표에게 그 사실을 보고하자 첫 마디가 '오버하지 말라고 하세요'였다”며 “그다음 날 병실에 들어가 현재 선거 상황에 대해 보고했더니 첫 말씀이 '대전은요'였다”고 덧붙였다.
이후 유 시장이 병실에서 나오자 한 기자가 “별일 없었냐”고 물었고, “'대전은요'라고 말씀하셨다”고 답했을 뿐인데 이런 내용이 기사화돼 알려졌다는 게 유 시장 설명이다.
해당 발언이 언론에 보도된 후 선거 판세는 역전됐다. 한나라당은 애초 열세로 분류됐던 대전 시장 선거 판세를 뒤집고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윤여준 전 장관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시 박근혜 대표 공보특보였던 구상찬 전 의원에게서 전화를 받았다면서 “'조금 있으면 (박 대표가) 마취에서 깨어나실 텐데, 첫 마디를 뭐라고 했다고 발표해야 하느냐'고 물어보기에, 둘이 의논했다”고 밝혔다.
윤 전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박 전 대통령의 “대전은요”는 참모진들이 만들어낸 말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과거 박 전 대통령의 사례를 경험했던 정치권에선 지난 2일 부산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이재명 대표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회복 직후 이 대표가 내놓을 메시지가 선거판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피습 당사자인 이재명 대표와 지난 2022년 둔기 테러를 겪었던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에 이어 유정복 시장까지 “대전은요” 진실 공방에 뛰어들면서 해당 논란 속 지역 정치권 인물들 지분이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마치고 4일 현재 회복 중으로 알려졌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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