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전은요” 발언 경위 논란
옛 참모진 유시장 “실제 발언” 반박

회복 후 이재명 첫 메시지 궁금
파장 촉각… 총선 앞두고 변수로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06년 지방선거 지원 유세 당시 했던 '대전은요' 발언까지 재소환되면서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인천지역 정치인들이 잇따라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 유정복 인천시장 페이스북 갈무리.
▲ 유정복 인천시장 페이스북 갈무리.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3일 저녁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이었던 저 유정복이 '대전은요' 진실을 밝힌다”고 시작하는 게시글을 통해 “신촌에서 피습을 당한 뒤 병원에서 한 얘기는 참모진들이 준비했던 말이었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같은 날 정치계 원로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CBS 라디오에 출연해 200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피습 때, 수술 후 첫 마디로 “대전은요”라고 말한 건 측근과 의논한 결과라고 언급하자 유정복 시장이 이를 전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유 시장은 “(테러 다음 날) 한나라당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모두가 격앙돼 강력 대응을 주장했는데, 당시 비서실장이던 제가 수술에서 깨어난 박근혜 대표에게 그 사실을 보고하자 첫 마디가 '오버하지 말라고 하세요'였다”며 “그다음 날 병실에 들어가 현재 선거 상황에 대해 보고했더니 첫 말씀이 '대전은요'였다”고 덧붙였다.

이후 유 시장이 병실에서 나오자 한 기자가 “별일 없었냐”고 물었고, “'대전은요'라고 말씀하셨다”고 답했을 뿐인데 이런 내용이 기사화돼 알려졌다는 게 유 시장 설명이다.

해당 발언이 언론에 보도된 후 선거 판세는 역전됐다. 한나라당은 애초 열세로 분류됐던 대전 시장 선거 판세를 뒤집고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윤여준 전 장관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시 박근혜 대표 공보특보였던 구상찬 전 의원에게서 전화를 받았다면서 “'조금 있으면 (박 대표가) 마취에서 깨어나실 텐데, 첫 마디를 뭐라고 했다고 발표해야 하느냐'고 물어보기에, 둘이 의논했다”고 밝혔다.

윤 전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박 전 대통령의 “대전은요”는 참모진들이 만들어낸 말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과거 박 전 대통령의 사례를 경험했던 정치권에선 지난 2일 부산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이재명 대표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회복 직후 이 대표가 내놓을 메시지가 선거판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피습 당사자인 이재명 대표와 지난 2022년 둔기 테러를 겪었던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에 이어 유정복 시장까지 “대전은요” 진실 공방에 뛰어들면서 해당 논란 속 지역 정치권 인물들 지분이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마치고 4일 현재 회복 중으로 알려졌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