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에 뿌리내린 도자 예술 사랑방

홍대 졸업…세계 각지서 전시회
마라산초, 2000년 예술원으로
폐교 활성화의 좋은 본보기
후배 양성·시민 문화공간 매진

쓸모없어 버려진 인천 강화의 폐교. 이곳을 20년 넘게 도자기 공간으로 바꿔 지키는 예술가가 있다. 김미옥 전 국립 강릉원주대학교 교수인데 그를 만나 올해 더욱 주민 친화적으로 구상하고 있는 한국강화문화예술원 운영 계획을 들어봤다.

 

▲국내는 물론 세계의 입지전적 인물

어릴 적부터 예술적 감각이나 손재주가 남과 달랐던 김미옥 한국강화문화예술원 원장은 1967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공예학과 미술학 전공에 입학해 같은 대학 대학원까지 졸업했다. 유려한 작품세계와 성실한 창작의 자세로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1990년대 프랑스, 일본, 러시아, 체코, 이집트, 튀르키예, 이탈리아, 스웨덴, 불가리아, 벨기에, 루마니아 등 해외에서 전시회 초청을 받아 다니곤 했다. 한국 최초일 뿐 아니라 당시 여성으로서는 닿기 어려운 기회였다.

“한국의 정신이 담아 빚은 도자기를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선보인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었어요. 더 널리 더 올바르게 우리 도자예술을 알리겠다는 마음뿐이었죠.”

 

▲내 고향 강화에 도자 예술 뿌리내리려

이렇게 국내외에서 활약하던 그가 강화에 거점을 마련한 건 2000년이었다. 학생이 떠나 버려진 마리산 초교에 예술원을 만든 것이다. 도자기 수백점을 언제나 전시해 누구나 감상할 수 있게 하자는 그의 의지가 드러난 공간이다.

“흔히 조선백자, 고려청자를 떠올리는 도자기는 예술의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의 시대, 경제, 예술이 복합적으로 담긴 실용품이자 예술품이죠.”

그런 작품을 상설전시하는 곳이 국내 거의 없다는 사실이 늘 안타까웠던 김 원장이 자신이 태어난 강화에 한결같은 문화예술 서비스를 하는 이유다.

김 원장은 매년 상당한 임대료를 교육 당국에 내고 버려진 공간도 활용하는 폐교 활성화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올해는 더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으로 알차게 역할 하고자 합니다. 도자기 작가 후배들을 양성할 뿐 아니라 시민들이 언제나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거점으로 말이죠.”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