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인천역.

동인천역만 쳐다보면 한심하고 답답하다. 배다리로 이사와 살며 '인천 원도심도 살만하고 나름 오래된 동네 특유의 즐거움이 있다'고 여러 매체를 통해 이야기해 왔지만 동인천역만 보면 여전히 한숨이 절로 나온다. 낡고 더럽고 위험하다. 여기 사는 사람도 그렇게 느끼는데 외부 사람들은 오죽할까.

인천 중·동구 원도심(과거 제물포)을 부활·재생(르네상스)시키겠다는 민선 8기 거대 프로젝트, '제물포 르네상스' 사업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천 내항 1·8부두 재개발 사업을 주축으로 중·동구 일대 원도심을 (제물포구로) 통합, 낙후하고 침체한 분위기를 문화·관광 사업으로 활성화하겠다는 것이 '제물포 르네상스'의 골자다. 여기에 2025년 동인천역을 철거하고 북광장을 포함한 동인천역 일대를 공영 개발한다는 것이다.

이야기만 들어도 속이 시원하다. 개발 방식에 대한 이견은 있을 수 있으나, '이부망천'의 상징처럼 보이는 동인천역이 바뀌어야 원도심이 부활할 수 있다. 여기에 내항을 개방·개발하여 그동안 빼앗겼던 바다를 시민에게 돌려준다면, 항구도시 인천 원도심의 매력과 잠재력은 부활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중·동구에 살아서 가장 좋은 것은 역세권 못지않은 '바다권' 그리고 '섬세권'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천시민은 물론 중·동구 주민들에게 이를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한다. 우리 동네에 살고 계시는 어르신 대부분은 해당 주민임에도 이 사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제물포 르네상스'라는 말 자체가 어려우니 주민들은 그게 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지난해 인천연구원에서 발표한 훌륭한 자료와 연구서를 차례로 읽다 보니, 지금 제물포 르네상스 사업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은 시민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시민을 참여시킬 수 있는 시민 소통 능력이란 생각이 든다. 아무리 좋은 사업도 시민 없이 할 수 없다. 말뿐인 잔치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누구 잔치인지 제대로 말해주지 않으면서 잔치에 참석하라고 하는 것이다.

/봉봉 <단독주택에 진심입니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