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성 수원교육지원청 장학사·'수포자도 수학1등급 받을 수 있어' 저자
▲ 최우성 다산고등학교 교장·<미래교육> 저자

 

교육부가 지난해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한 결과, 전체 피해 응답률은 1.9%로 지난해 1차 조사 때 비해 0.2%p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이 37.1%로 가장 높았고 신체폭력이 17.3%, 집단따돌림이 15.1%로 그 뒤를 이었다. 학교폭력 피해유형은 언어폭력이 41.8%에서 37.1%로, 사이버 폭력이 9.6%에서 6.9%로 줄었으나 신체폭력이 14.6%에서 17.3%로 늘었다.

이중 사이버 폭력은 카카오톡, SNS 등의 메신저를 통해 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한 따돌림, 괴롭힘 등이 자행되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 채팅방 속에서는 다수의 학생이 동조 및 가담하여 다수 대 소수의 가해 행태를 보이고 있다. 또 사이버에서의 다툼이 실제 만남으로까지 이어지며, 신체 폭력과 언어폭력이 병행되는 폭력의 변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사이버상의 익명성을 이용하여 피해 학생에게 지속적이면서도 고의적인 언어 성희롱, 부적절한 합성 사진 투척 등의 사이버 폭력이 가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해 학생들은 자신이 저지르고 있는 사이버 폭력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다수의 학생이 그저 익명이기에 경찰에서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지속해서 범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계, 연예계 등에서 연일 폭로되고 있는 유명인들의 학교 폭력과 관련된 미투(Me Too) 운동으로 인해 대중들은 충격에 빠져 있다. 평소 우리가 알고 있던 이미지와는 너무나 상반된 모습으로 과거에 끔찍한 악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큰 충격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 학교 폭력 미투 운동은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들이 과거의 겪은 학교 폭력 후유증을 사이버 공간을 통해 국민에게 호소하여 해소하고자 하는 정화 작용이 작동하였다고 볼 수 있다.

미투 운동의 핵심은 사실관계 여부의 파악이다. 거짓된 폭로 내용으로 인해 자칫하면 엉뚱한 사람이 누명을 쓰는 억울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폭로된 내용이 사실일 경우에는 진심 어린 반성과 용서를 통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피해를 호소한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여 상처와 트라우마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용서를 구해야 한다.

청소년 폭력의 단초를 청소년들만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직 완벽한 인격체로 성장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는 부모와 교사 등 어른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요즘 청소년들의 대화를 들어 보면 대화 내용의 절반 이상이 욕과 비속어, 줄임말이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욕설은 욕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만큼 익숙한 대화체가 되어 버렸다.

또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게임은 중독성이 강하면서도 폭력적이고 잔혹하다. 그렇기에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폭력에 무뎌지는 부정적인 효과를 수용하는 것이다. 여기에 대중 매체의 선한 영향력이 없는 것도 아쉬운 현실이다. 요즘 TV 채널을 돌리면 등장하는 예능, 드라마, 뉴스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건 및 사고는 폭력적이면서도 선정적인 부분들이 많은데, 이러한 부분을 여과 없이 방송에 내보내어 청소년들에게 폭력은 때론 당연하고 문제없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어른들이 먼저 폭력에 대한 인지 능력을 배양시켜야 하며, 청소년들이 보고 느끼고, 배우는 모든 부분에서 인성이 먼저라는 것을 인지시켜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폭력은 상대방을 소중한 인격체로 바라보지 않기에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하지 말고,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갖춰 존중하는 단어들을 사용해야 한다. 언어가 순화되지 못하면, 언어폭력으로 비화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최우성 다산고등학교 교장·<미래교육>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