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100일 앞…팬덤 정치·분파 정국 극복 필요성
여당 인물난·야당 사법 리스크로 어지러운 인천 선거판
당선에 눈멀어 약속 헌신짝처럼 버리는 정치인 솎아내야

4·10총선이 100일 앞이다. 낡은 탈을 벗어 던져야 할 때다. 헤진 울타리를 뜯어 제쳐야 할 시간이다. 묵은 생각의 고치를 뚫고 뛰쳐나와야 할 순간이다. 선택의 기로 앞에서 한 번쯤 고민하는 명제들이다.

고민 없는 선택이 어디 있겠느냐만 4·10총선은 잇댄 고뇌를 덧대는 엄선(嚴選)이어야 한다. '나' 말고는 모두가 '남'인 파멸적 팬덤 정치, 서로를 적으로 삼는 극단의 분파 정국을 극복하는 안 받침은 결국 올곧은 선택이다.

총선 속 인천은 그 어느 때보다 헝클어져서 어지럽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의 진원지이다. 이로 인천시장이자 5선 국회의원이었던 송영길 전 대표가 영어의 몸이 됐다. 인천 3선의 민주당 전 사무총장 윤관석 의원의 수감에 이어 인천 지역구 의원을 포함해 19명의 의원이 검찰 수사 선장에 오르내리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송영길 전 당 대표에 이어 곧바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두고 있지만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그 역시 주 3회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사법 리스크'에 맞닥뜨렸다.

여당은 여당대로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다. 검찰 출신 아니면 용산발 '듣보잡' 예비 후보자들이 무슨 굵은 동아줄이라도 단단히 붙잡은 듯 들뜬 수사(修辭)로 허세를 부리고 있다.

4·10총선을 앞두고 삶이 윤기 나기를 고대하며 새로운 선택과 혁신적 변화를 벼르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현실 정치인은 여전히 과거를 부여잡고 있다. 선거를 숫자로 본다.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와 '수도권매립지 종료' 따위의 여론 편승용 포퓰리즘 공약이다.

경인고속도로는 상습 정체로 고속도로의 수명을 다했다.  2011년 시민단체들은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고 이듬해 헌법소원까지 냈다.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외친 때는 2010년 무렵이다. 벌써 10여 년째 우려먹고 있다. 2025년 종료는 여전히 가물거린다. 당선시켜 주면 간이든 쓸개든 다 빼줄 것 같이 갖은 아양을 떨었던 선거철의 정치인은 오간 데 없다.

눈을 부릅뜨자.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정치꾼을 골라내자. 다 들어줄 것이 온갖 말을 끌어대고 '나'만이 할 수 있다고 거들먹거리는 자, 내 잘못은 없고 남 탓을 부풀리는 자, 내 편 네편 패를 나누고 갈라치기를 하는 자… 이들을 솎아내자.

4·10총선의 선택 기준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채울 것이냐"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어떻게 덜어내느냐"이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