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든 데려다 줄 '말'...수호신으로 당신 지켜주길

윤아트갤러리서 오픈런 전시
고요·정적인 말 주로 표현
“에너지·위로 얻고 나가길
풍경보듯 편하게 봐주셨으면”
▲ 말을 주소재로 활동해 온 유미정 작가가 인천 중구 윤아트 갤러리에서 오픈런 전시회를 연다.

오랜 시간 말(馬)을 주소재로 삼아 활동해 온 유미정 작가가 'Small village'를 주제로 인천 중구 윤아트갤러리에서 오픈런(종료기간 없이 진행)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번 유 작가 초대전에서는 그동안 선보인 작품 외 주제와 맞아떨어지는 다수의 최신작도 만나볼 수 있다.

“언제부턴가 말을 자주 그리게 됐어요. 말을 가만히 보면 가고 싶은 시간으로, 장소로 데려다줄 것만 같더라고요. 그게 과거일 수도 미래일 수도 있죠. 지금은 돌아가신 아빠가 어린 시절 목마를 사주셨거든요. 어른이 될 때까지 잊고 살았는데, 말을 그리다 문득 기억이 났어요. 말은 저한테 수호신 같은 존재였던 거죠. 나는 잊고 살았지만 나를 지켜주고 있더라고요.”

말을 주제로 한 작품이라면, 푸른 초원을 활기차게 뛰놀거나 늠름한 자태를 뽐내는 모습을 대부분 떠올린다. 하지만 유미정 작가는 그들보다 다소 정적이고 고요한 느낌을 풍기는 말을 주로 표현하고 있다.

▲ 유미정 작품  'Horse_summer fish'
▲ 유미정 작품 'Horse_summer fish'

“진취적이고 활동적인 말의 모습이 나와 정반대라 많이 그리는 건가 싶었어요. 하지만 알수록 저와 비슷한 점이 많더라고요. 동적인 말은 가만히 있을 때 그렇게 정적일 수 없거든요. 사실 사람이 달릴 때보다 정적인 상태에서 자신을 되돌아봐야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더 앞으로 달릴 수 있잖아요. 에너지와 위로를 얻고 더 나아갈 수 있는 말의 매력에 푹 빠져있어요.”

단순한 그림이 아닌, 숨겨진 의미와 가치를 부여함에 초점을 맞춰 활동을 이어나가겠다는 그다.

“의견이 다를지는 모르겠지만,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화가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작품을 통해 무언가 메시지를 보여주는 분들이 화가죠. 그림을 통해 같이 공감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중간자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제가 그리는 말도 그러하죠.”

“작가한테는 단 한 사람이라도 그림을 보고 감동하면 큰 보람이에요.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지나는 바깥 풍경을 보듯 편하게 그림을 봐주세요. 분명 그림을 통해 얻으시는 가치가 있을 겁니다. 말이 날개를 달고 멀리 더 멀리 날아가 누군가의 말에 닿길 바랍니다.”

/글·사진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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