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대폭적 삭감 '발등의 불'
핵심 정책 원안 통과용 행보
“국힘 요구도 접목” 협치 강조

김 대표, 의원 접촉 설득 권고
▲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정호 국민의힘 대표 모습. /사진제공=경기도의회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내년도 예산안의 대폭 삭감을 예고한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실을 6일 전격 방문했다.

사전 절차를 이행하지 않는 상태에서 예산을 편성했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는 '기회소득' 등 공약사업 예산안의 원안 통과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도는 전날 정무라인을 통해 '국민의힘과 만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도의회 김정호(광명1) 대표의원, 이애형(수원10) 수석대변인, 오준환(고양9) 정책위원장을 만났다.

도에서는 이희준 기획조정실장, 김달수 정무수석이 참석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협의가 매끄럽게 진행돼서 도 예산이 잘 꾸려졌으면 한다”며 “국민의힘에서 증액 편성을 요구한 3대 분야와도 현명하게 접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정호 국민의힘 대표의원은 “미래세대가 떠안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세수 부족에 시달리는 도 재정을 대폭 개선해야 할 시점”이라며 “0세부터 어르신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예산편성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이날 “협치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 예산의 필요성 등을 지사가 알려야한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가 시작된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과다 증액, 사전절차 미이행, 절차무시 신규사업, 원칙 없는 공약사업 등 불량편성한 경기도 사업에 대한 현미경 검증을 하겠다”며 대폭 삭감을 예고한 바 있다. 이들이 밝힌 삭감 대상 사업 규모만 약 2조원에 달한다.

우선 국민의힘은 사전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사업의 전액 삭감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 지사 기회소득 시리즈가 여기에 포함된다. 규모는 약 158억원이다.

또 원칙 없는 민선 8기 공약사업도 감액하기로 했다. 이들이 밝힌 민선 8기 공약사업은 모두 56건으로 규모만 1조700억원이다.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사업 1000억원 등이다.

22개 공공기관 출연금 3658억원, 도 신규사업 134건에 대한 4658억원 등도 전액 삭감한다는 기조를 세웠다.

김정호 국민의힘 대표는 “미래 세대가 떠안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세수 부족에 시달리는 도 재정을 대폭 개선해 정부의 건정 재정 기조에 발맞추겠다"며 "철저한 선택과 집중으로 도 예산안을 정밀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