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인천→부산 방문 376만명
부산→인천 방문 171만명 불과
이동량,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

KTX 개통에 맞춰 관광상품 개발
경부·호남·충청권 유입 방안 필요

20년 전쯤인 2004년 4월, 우리나라에서 KTX가 개통하고 서울역에서 부산역까지 2시간30분이면 도착할 수 있게 됐지만 인천사람들은 부산역까지 4시간도 빠듯했다.

인천에서 출발하는 KTX는 잠깐 운행되다 2018년 사라진 검암역 KTX 말고는 없었어서 시민들은 서울역이나 광명역까지 이동해 열차에 탑승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부산 풀코스' 관광 콘텐츠 왕 부산, '인천 풀코스'에 대한 고민은

그래도 인천 사람들은 부산을 좋아해 많이들 찾았다. 돼지국밥과 밀면, 양대창, 씨앗 호떡과 같은 지역 유명 음식에 더해 남포동 국제시장, 광안리해수욕장, 민락회센터, 서면 번화가까지 내로라하는 관광 콘텐츠들이 부산에 있었다.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빅데이터 플랫폼 '한국관광 데이터랩' 통계를 보면 작년 한 해 동안 부산을 방문한 인천시민은 376만명에 이른다. 부산 전체 방문객에서 2.2%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반대로 지난해 인천을 방문한 부산시민은 171만명이 고작이다. 인천시민들이 부산에 간 이동량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숫자다.

인천에서부터 안산을 지나 경부축, 호남축으로 향하는 인천발 KTX가 2025년 6월 예정대로 개통하면 적어도 관광업계에선 '부산 빨대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인천과 부산은 서울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양축을 이루는 거대 도시지만 관광산업만 따지고 보면 인천 존재감은 부산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인천시민이 부산과 가까운 경상남도를 찾은 경우가 지난해 267만명인데 반대로 경상남도에서 인천을 방문한 수는 182만명에 불과한 것만 봐도 내후년 인천발 KTX 개통과 맞춰 경상권역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관광 상품 개발도 필요해 보인다.

 

▲충청도민 접근성 확대는 '기회'

인천을 찾는 국내 관광객 추이를 보면 80% 이상은 서울과 경기지역 거주자로 채워진다. 이어 충청도가 6% 넘는 비율이다. 인천발 KTX는 충청도와의 접근성 향상도 의미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관광객 유치도 노려볼 수 있다.

전라북도에서도 KTX 정거장이 있는 군산 등 인천을 찾는 관광객이 적지 않은 만큼 경부, 호남, 충청까지 유입을 이끌 수 있는 지역 맞춤형 관광 상품들이 논의될 때라는 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을 찾는 국내 관광객 대부분이 서울과 경기시민으로 이뤄지고 나머지는 인천공항을 찾는 손님들이다. 이와 달리 부산과 경남, 전라도 지역은 관광 콘텐츠가 다양해 인천발 KTX 개통되면 관광업계에선 유입보다 유출 문제가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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