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2021년 인도네시아 ‘바탐공항 운영·개발사업’ 수주

설계·감리·면세 등 국내 관련 기업 동반 진출로 ‘한국형 공항 플랫폼(K-Airport)’ 수출
▲ 22일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출자회사인 인도네시아 바탐공항운영㈜ 삐끄리 일함 쿠르니안시아 대표로부터 항공정비단지 등 공항 운영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 

인도네시아 바탐공항이 대대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바탐공항에 대한 건설·운영권을 수주하고 국내기업들까지 동반 진출하는 ‘한국형 공항 플랫폼(K-Airport)’이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22일 찾은 인도네시아 최초 자유무역지역인 바탐 내 위치한 바탐공항 여객터미널은 건축한 지 30년이 넘어 출국수속 카운터와 여객들이 수하물을 찾는 입국장 등이 열악한 실정이다.

인천공항 대비 10분의 1 규모에도 미치지 못하는 데다 부족한 편의시설은 물론 면세점도 없다. 활주로 1개 면에 연간 이용객 500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여객터미널 1동, 연간 4만t을 처리하는 화물터미널 1동이 전부다.

현재 10개 항공사가 취항하는 바탐공항은 17개 국내 노선과 사우디아라비아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등 2개의 국제선을 운항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까지 국제선의 경우 이용객이 464만명으로 연 13.4%가량 성장세가 나타났다. 2017~2018년 인도네시아 1위 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가 인천공항~바탐 노선에 직항 전세기를 주 4회 운항했는데 탑승률은 96.4%로 호응이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7월부터 인천공항공사가 운영을 시작하면서 9개의 신규 노선이 개설됐다. 5년간 운항이 중단됐던 인천공항~바탐 노선도 지난 5월 제주항공이 골프 패키지를 내세워 전세기를 띄웠는데 탑승률은 76%,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1점이었다.

올해 바탐공항 이용객은 인천공항공사 추정 400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90.3%까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 건설과 운영 능력을 인정받은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2021년 인도네시아 바탐 경제자유구역청이 발주한 투자개발형인 ‘바탐공항 운영·개발사업’을 수주했다. 해외 공항에 대한 운영과 개발을 맡은 최초 사례다.

인천공항공사는 486억원을 투자해 바탐공항운영㈜ 지분 30%를 확보한 이후 지난해 7월부터 2047년 6월까지 25년간 바탐공항을 운영하게 됐다. 바탐공항 제2여객터미널 건설과 유지보수·마케팅 등을 맡는다.

▲ 인천공항공사가 운영하는 바탐공항 전경. 인도네시아 정부가 바탐을 최초의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했다.

인천공항공사가 바탐공항에 진출한 것은 태국 등 동남아 골프관광 대체지역 역할과 싱가포르 여행수요를 저렴하게 유치할 수 있는 등 잠재적 항공 수요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의 동북아네트워크를 활용해 동북아 시장과 인도네시아를 연결하는 관문으로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인천공항공사는 바탐공항을 개발·운영해 ‘제2의 인천공항’으로 해외공항 사업을 확장하고, 공항 개발과 관련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교두보도 확보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바탐공항 진출로 공항 건설관련 국내기업까지 동반 수출하는 ‘K-Airport’ 실현을 앞두고 있다. 바탐공항은 총 6000억원을 투입해 2040년까지 3단계 확장사업을 진행하고 연간 이용객 2500만명을 처리할 계획이다. 인천공항공사가 운영하는 25년 동안 예상 매출은 6조4000억원으로 인천공항공사의 배당 수익은 4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바탐공항 건설사업 설계에 국내 기업인 근정-도화컨소시엄이, 시공감리용역은 무영건축이 각각 선정됐다.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홍콩 첵랍콕공항, 마카오공항에 진출한 신라면세점도 내년 3월부터 바탐공항에서 주류와 담배, 화장품, 향수 등 주요 면세품을 독점 판매할 예정이다. 이 밖에 직·간접적으로 항공사와 여행사, 은행, IT업체들도 함께 진출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출자사 바탐공항운영㈜ 전민재 부사장은 “내년 1~2월쯤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가 인천~바탐에 전세기를 띄우고, 10월에는 정기편을 운항할 예정”이라며 “바탐공항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6~7년 안에 배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바탐공항의 성공적 운영은 물론 적극적인 수주를 통해 2030년까지 10개 이상의 해외공항에 진출해 ‘K-Airport’를 넘어 글로벌 리딩 운영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공항은 2009년 이라크 아르빌공항에 최초로 인천공항 건설·운영 노하우을 수출한 데 이어 쿠웨이트 제4여객터미널 위탁 운영 등 15개국 32개 공항 사업을 수주, 1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바탐=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