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진배 인천대학교 스포츠과학부 교수
▲ 홍진배 인천대학교 스포츠과학부 교수

지난 주말 서울과 부산은 젊은이들의 e스포츠 열기와 환호로 가득 찼다.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세계 최대 e스포츠 대회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는 약 1만8000여 명이 관람하며 열렬한 응원으로 한국 T1팀의 우승을 축하했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는 5000여명이 길거리 응원을 벌였고, CGV 전국 100여개 상영관에서는 약 2만 명의 관객이 롤드컵 결승전을 시청하였다 한다. 가히, 월드컵 축구 열기와도 비교될 만큼 현재 젊은이들은 e스포츠에 열광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국내 최대 e스포츠 축제인 '2023 G-STAR'가 열려 총 4일간 행사에 다녀간 방문객이 약 19만7000명에 달하며, 총 42개국 3328개 부스가 참가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되었다 한다. e스포츠는 이제 단순한 게임을 넘어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는 콘텐츠 산업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 결과 지자체들은 e스포츠를 도시브랜딩과 지역경제 발전에 활용하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e스포츠 전용경기장 조성을 통한 e스포츠 활성화이다. 현재 공공 및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e스포츠 경기장은 서울, 부산, 대전, 광주에 있으며, 향후 진주, 아산, 성남 등지에도 e스포츠경기장이 완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인구 300만과 수도권, 그리고 공항과 항구가 인접하여 중국 및 아시아의 e스포츠 잠재 수요가 풍부한 인천시가 아직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이 없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 할 수 있다. e스포츠 경기장은 단순히 대회나 이벤트를 치르는 공간이 아니라 게임을 통해 다양한 계층이 교류하는 공간, 체험하고 학습하는 교육의 공간, 이벤트 개최를 통해 지역을 알리는 홍보의 공간 등,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갖는다.

따라서 e스포츠 경기장은 종합 스포츠 콤플렉스의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는데, 중국 상하이는 일찍이 '글로벌e스포츠 도시'를 표방하며 경기장 중심으로 'e스포츠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클러스터를 통해 e스포츠와 연예, 관광, 교육, 디자인 부분과의 다양한 연계사업, 관련 연구소 및 기업 유치, 전시관 및 체험관 건립, 관련 쇼핑몰 등 전문화되고 차별화된 e스포츠 산업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인천도 단순히 e스포츠 경기장만을 건립하는 것이 아닌, 경기장을 기반으로 한 'e스포츠클러스터' 형태로 조성, 장기적 안목으로 e스포츠 산업을 지역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클러스터가 지정되어 연관된 기관과 기업들이 함께 모여 e스포츠 산업을 육성한다면 다양한 시너지효과가 창출될 수 있는데, 다음 두 가지 형태의 클러스터를 제안해 본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을 기반으로 전용경기장, R&D기관 및 창업기업, 교육기관, 상업 시설, 전시관 등이 함께 집적하여 상호연계성을 기반으로 발전하는 '비즈니스클러스터' 형태이다. 이를 통해 지역의 첨단, 관광 및 마이스산업과 연계되어 인천의 대표적인 미래 산업 클러스터로 성장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원도심 개발사업과 연계한 '문화 클러스터' 형태이다. 소규모의 전용경기장 또는 상설경기장을 중심으로 e스포츠 및 게임 문화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문화형 집적단지 개념이다.

e스포츠 복지회관도 함께 건립하여 다양한 캠프와 문화행사도 함께 제공된다면 인천만의 고유의 풀뿌리 e스포츠 문화 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원도심에 젊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역할도 할 수 있다. e스포츠 산업은 현재 성장 중이며, e스포츠 산업에 대한 인천의 잠재성은 무궁무진하다. 지금부터라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인천만의 차별화된 e스포츠 클러스터 육성 정책이 필요하며, 우선적으로 e스포츠전용경기장이 하루빨리 건립되어야 한다.

/홍진배 인천대학교 스포츠과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