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일기 인천가톨릭대학교 문화컨텐츠학과장
▲ 신일기 인천가톨릭대학교 문화컨텐츠학과장

지난 2009년 100년이 넘는 세월을 담은 창고와 사무실 등이 예술 창작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대한통운 창고 등 인천항 하역물품을 보관하던 옛 창고를 비롯해 1940년대 건설된 상우인쇄소, 피카소 작업실, 영광수퍼, 양문교회 등을 리모델링하여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연결해서 지금의 아트플랫폼이 조성되었다. 원도심의 도시재생 방향과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정책이 시작되는 시기였다.

하지만, 15년이 지난 현재 개항장 일대는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쇠락을 거듭하고 있다. 90년대에 사람들이 넘쳐나던 동인천은 패션유행과 영화, 영상문화를 이끌던 기능을 잃어버리고 문화적 흡입력을 서울로 속절없이 빼앗겨 버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정책이 있었으나 관 주도의 소극적이고 단편적인 대책으로는 해결될 수 없었다. 인천 전반의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인프라의 문제뿐만 아니라 인천의 문화소비에서 가치를 못 느끼는 것이 가장 커다란 장벽이다. 청년들이 유입되지만 젊어지지 않는 도시, 인천에 살지만 인천을 떠나 문화활동을 하는 것은 도시 가치를 반증하는 성적표이기도 하다.

다행히 그간 방치되온 개항장 일대는 빠르게 재생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장기적 플랜들이 발표되고 있고, 내항 1·8 부두 일부가 시민들에게 개방되었으며 오랜 기간 난항을 겪었던 상상플랫폼 또한 정상 운영을 앞두고 있다. 과거 잃어버린 바다가 돌아와 시민들에게 친수 경험의 공간으로 살아난 것이다.

자유공원의 야간명소화 사업과 제물포구락부 활성화, 시민애집 개관 등 인천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향유하게 하고 도시의 단절된 보행공간축을 연결해서 차이나타운을 비롯해서 신포동 일대와 같이 개항장 중심의 문화가 연결되고 인천만의 역사문화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국면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데, 역사적 문화공간에 접근하는 방식은 보전과 복원, 활용과 재해석, 신규개발 및 창출의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전과 복원은 현재와 미래세대에 전달에 중심을 둔다면, 활용과 재해석은 지역 공동체의 이익, 역사와 문화 경관적 접근, 공간이 가지고 있는 생활상의 기억을 유지하는 것으로 소프트웨어적인 방식으로 공간에 접근하고 핵심 소비자와 생산자를 만드는 휴먼웨어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서울 성수동의 경우에도 오랫동안 방치되어온 공업지역을 산업단지 특유의 경관과 산업역사 문화가 남아있는 공간으로 전환하면서 시민과 중장년층에는 레트로 공간으로, 청년층에는 뉴트로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사례에서 우리가 배워야 하는 부분은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공간의 재해석과 새로운 가치 창출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트플랫폼 일대에 대해서도 단절된 개항장을 연결한 테마거리 조성으로 차이나타운 공간의 고립을 해소하고 복합문화 형태의 창업공간과 소비공간으로서 경제문화형 방향성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트플랫폼이 줄 수 있는 특별한 콘텐츠 발굴이 필요하고 기존 공간에 남아 있는 역사장소의 흔적과 현재의 지역적 요소를 맥락에 맞게 활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통한 비일상적인 공간 체험의 형태로 만들어져서 중장년에게는 노스텔지어를, 젊은층에는 미학적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협력해서 가치재창조의 공간으로 만들어야 인천시민이 찾고 사랑하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신일기 인천가톨릭대학교 문화컨텐츠학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