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하겠다는 메가시티 구상을 여권이 발표하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6일, 5선 조경태 의원을 위원장으로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섰다. 그러나 야권의 반발은 물론 여권 소속 일부 광역자치단체장들의 반대에 부딪히는 상황이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이 세계 도시로서의 경쟁력을 신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은 없었다. 충분한 숙의와 논의 등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 선 선언 후 조치 정도의 정치적 행위로 인식되는 가운데 인천은 김포시와의 현안을 두고 불편하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국민의힘 당론에 거스르면서까지 '정치 쇼' 수준의 '국민 혼란만 부추기는 무책임한 일'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김포가 서울에 편입될 경우 인천은 상대적으로 도시발전의 걸림돌을 우려하게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여러 도시가 연합하는 메가시티 구축은 지엽적인 지역주의로는 성공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문제다. 도시발전은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안정적인 도시 기능을 확충하는 데 있다. 그런데 인천은 수도권 지역 규제 불이익을 받는 한계에서 민선8기 최대 과제로 추진하는 '뉴 홍콩시티,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김포시와 관련된 인천시의 현안도 순조롭게 풀어나가야 할 시점이다.

 

부천 시흥 안산 등 인접 도시 소통 강화

사용기한이 연장된 수도권매립지 3-1공구 이후 조성될 4공구는 현재 공유수면 상태에 있다. 대부분의 예상부지가 김포시 영역이다. 4자 합의에 따라 인천시가 면허·관할권 등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지만 김포의 서울 편입은 새로운 역할 구도를 조성할 수 있는 변수이다. 또 인천은 50만명에 이르는 김포시를 포함 부천시민 등이 항소심 재판을 받으러 서울로 가야 하는 불편을 덜기 위해 인천고등법원 유치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검단신도시가 포함되는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노선 문제는 첨예한 갈등의 중심에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인천에 인접한 경기도 부천, 시흥, 안산과도 군부대 이전, 광역 소각장 설치, 배곧대교 건설, 에코랜드 조성 등과 관련 갈등을 겪는 중이다. 다양한 현안과 이슈에 인천시의 빠른 대처가 필요하게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인천·경기·서울로 묶인 수도권 인구는 2601만8365명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 전체인구의 50.66%를 차지하고 있으며, 비수도권보다 68만2504명이 많다. 전국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최근 인천시와 경기도 인구는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심각한 저출산·고령화 현상으로 지방소멸의 위기를 겪게 될 상황에서 메가시티 구상은 국토 균형발전과 지역발전의 새로운 접근 전략이다. 거대 경제권을 구축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면 반대할 국민은 없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하면서 부산·울산·경남의 메가시티 성공 추진, 군산·김제·부안의 호남 메가시티 구축을 제시한 바 있다. 광주·전남, 대전·세종 충청권도 메가시티 논의가 확산하는 중이다. 그러나 김포를 편입하는 '메가시티 서울' 구상은 지엽적인 사안으로 돌발적이다. 자칫하면 정치와 국가행정의 불신을 초래하게 될 발상으로 남게 될 수도 있다.

 

국제공항·항만 고유 도시특성 강점

세계적으로 메가시티는 1000만 인구구조를 상회하는 생활경제권이다. 일자리 창출을 통한 정주인구의 확충을 위해 유수 기업의 적극적인 유치도 필요하다. 더욱이 여러 도시를 거치는 광역교통망은 생활권을 통합하는 메가시티 조성의 선결과제로 떠오르게 된다. 인천역을 출발하는 수인분당선은 시흥, 안산으로 연결된다. 인천1호선 연장과 인천2호선의 김포·고양 연장을 비롯해 제2경인선, GTX-D Y자 건설 등은 인천이 주변도시를 잇는 교통망으로 조속히 추진돼야 할 사안이다.

인천은 서울이 갖지 못한 국제공항과 항만을 보유하고 있어 물류 복합운송 체제를 강점으로 메가시티에 도전해야 한다. 세계적 메가시티의 공통점은 공항과 항만이다. 서울을 기능보다 규모면에서 비대하게 하는 메가시티 주장은 지방분권 약화, 지방소멸의 역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초광역화를 추진하는 메가시티 조성과 육성은 국가균형발전, 지역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대적 흐름이다. 또 저출산·고령화의 심각한 위기에 맞서 지방소멸에 대응할 방안으로 제시되는 전략이다. 역사적으로 도시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제물포를 기점으로 서해를 넘나들며 오대양 육대주로 교류한 인천 항만과 공항에서 창출됐다. 메가시티의 흡인력은 서울보다 인천에 있다. 미래를 위한 인천 메가시티 도시계획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