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 국민의힘이 김포 서울 편입에 연일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1일 김포의 서울 편입 추진 특별법 발의를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김포는 물론이고 광명 등 당 지도부가 편입 가능성을 거론한 지역의 여당 조직을 중심으로 서울 편입 분위기를 띄우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반면, 대통령 직속 지방화시대위원회는 같은 날 '지방시대 종합계획'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됐다고 밝혔다. 지방분권을 최우선으로 하는 '지방시대 종합계획'은 주변 도시를 편입·흡수해 초거대공룡 도시를 만들려는 여당 지도부의 최근 행보와 정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어느 방향을 지향해야 맞는가.

거대야당의 존재감은 이럴 때 드러나야 한다. 국민이 어리둥절하고 혼란스러울 때 지방시대 수도권의 미래에 대한 원칙과 비전을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수권정당의 자격이 있다. 그러나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보여주는 모습은 매우 실망스럽다. 여론의 풍향만 살피면서 엉거주춤한 모양새다. 당 일각에서는 '여당에 한 방 먹었다'는 식의 반응까지 나왔다 한다. 국토균형발전과 지방분권에 대해 상대당보다 훨씬 목소리를 높여온 당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지방분권은 지방자치단체가 실질적 권한을 갖고 자율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권한을 대폭 이양하고,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등 재정 지원을 크게 확대한다는 의미다. 이미 공룡이 된 서울이 아니라 수도권 중소도시들에 지방분권이 절실한 게 당연하다. 수도권의 경우 자치단위의 규모를 키우기보다 축소하는 것이 명실상부하게 지방분권을 실현할 수 있는 바른 방향이다. 그래야 수도권의 경쟁력도 커질 수 있다. '메가시티'는 이미 과밀이 한도를 크게 초과한 수도권이 아니라 이외 지역에 적용해야 한다.

거대야당은 이제라도 서울 편입론에 분명하게 제동을 걸어주기 바란다. “생활권과 행정구역을 일치시킨다”는 편입 찬성론도 차분히 설득해야지 눈치나 살펴서는 곤란하다. 같은 생활권이라 하더라도 각기 특화된 발전을 추구하는 일이 가능하게 하는 게 수도권 정책이어야 한다. 유권자는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