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부의 여오현, 하현용과 마찬가지로 여자부에서도 2005시즌 리그 첫 출범 후 이번 도드람 2023~2024 V-리그에 이르기까지 스무 번의 시즌을 동행해 온 선수들이 있다. 정관장 한송이, 현대건설 황연주, 한국도로공사 임명옥이 그 주인공이다.

세 선수는 각 팀 최고참이자 노련한 베테랑으로 이번 시즌에도 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전망이다.

▲ 한송이.

◆ 유일한 국내 득점왕...정관장 한송이!

한송이는 V-리그 출범 이전인 2002년 슈퍼리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도로공사에 입단했다.

이후 2005시즌 V-리그 출범과 함께 도로공사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으며 08-09시즌 흥국생명, 11-12시즌 GS칼텍스를 거쳐 17-18시즌 지금의 팀인 정관장(당시 팀명 KGC인삼공사)에 안착했다.

리그 초기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으로 시작한 한송이는 2005년 V-리그 원년 정규리그 1위를 비롯하여 2000년대 중반 도로공사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특히 07-08시즌에는 김연경, 황연주 등 국내 거포를 비롯해 외국인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득점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이는 06-07시즌 여자부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이후 득점상을 운영한 13-14시즌에 이르기까지 유일무이한 국내 선수의 득점상 수상이었다.

이후 14-15시즌부터 현재의 미들블로커로 포지션 변경을 시도한 끝에, 19-20시즌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 역대 통산 5호 600블로킹을 달성하며 생애 첫 베스트7(미들블로커)의 기쁨을 누렸고, 20-21시즌에는 세트당 블로킹 0.699개를 기록하며 블로퀸의 자리에 등극하는 동시에 직전 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 베스트7(미들블로커)에 올랐다.

한송이는 “프로 원년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랑받으며 뛸 수 있음에 감사하다. 프로배구가 팬들에게 더 많이 사랑받는 스포츠가 되길 기원하고, 은퇴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항상 코트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 황연주.

◆ 불멸의 아포짓...현대건설 황연주!

황연주는 2005시즌 V-리그 원년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흥국생명에 이름을 불리며 프로 선수로서의 첫 발걸음을 뗐다. 이후 10-11시즌 현대건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지금껏 코트를 누비고 있다.

황연주는 데뷔와 동시에 V-리그를 거머쥐었다.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약하며 2005시즌 신인선수상, 백어택상, 서브상을 수상했고, 10-11시즌에는 소속팀 현대건설에 챔피언결정전 첫 우승을 안겨줌과 동시에 서브상, 정규리그 MVP, 올스타 MVP, 챔피언결정전 MVP를 모조리 휩쓸며 전성기를 누렸다.

어느덧 스무 번째 시즌을 맞았는데도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한다. 특히 지난 22-23시즌에는 3라운드 막바지 허리 부상으로 이탈한 현대건설의 외국인 아포짓 야스민의 공백을 빈틈없이 메웠는데, 28경기에 출전해 세 자릿수 득점인 249득점을 올리는 등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보였다.

자타공인 최고의 공격수였던 만큼, 여자부 역대 1호 기준기록도 다수 보유했다. 10-11시즌 서브 200개를 시작으로 11-12시즌 득점 3000점, 13-14시즌 서브 300개, 17-18시즌 득점 5,000점의 1호 기록을 작성했다.

역대 1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것도 황연주다. 05-06시즌 첫 트리플크라운 달성 이래 총 4번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는데, 이는 외국인 선수 포함 4위, 국내 선수로서는 최다 기록이다. 이외에도 현재 여자부 서브 1위(458개)와 득점 2위(5786점)에 올라있는 황연주다.

참고로 트리플크라운 달성 수 1위는 한국도로공사 니콜(11회), 공동 2위는 GS칼텍스 베띠와 IBK기업은행 카리나(이상 5회)다.

20시즌 동행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해 황연주는 “V-리그와 함께 살아가는 느낌이다. 원년부터 리그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역사를 함께 걸어가는 것 같아 뿌듯하다. 수준 높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 임명옥.

◆ 여자부 최고 리베로...도로공사 임명옥!

지난 시즌 기적의 역스윕 우승을 일궈낸 한국도로공사의 주장 임명옥은 2005시즌 1라운드 3순위로 KT&G의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지명 당시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이었던 임명옥은 08-09시즌부터 리베로로 전향하며 여자부 최고의 리베로 ‘최리’라 불릴 만큼 빼어난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스무 시즌이 지났음에도 여전한 기량을 뽐내는 임명옥이다. 금일 기준 6044개의 리시브 정확과 1만6116개의 수비 성공을 기록하며 두 부문 여자부 1위를 달리고 있다. 1만72개를 기록 중인 디그는 1만900개를 기록 중인 흥국생명 김해란에 이어 2위의 기록.

임명옥은 19-20시즌부터 4시즌 연속 리시브 1위 자리를 지키며 리시브 여왕으로 우뚝 섰다. 19-20시즌에는 리시브 효율 51.94%을 기록함과 더불어 리시브, 디그, 수비 전 부문에서 1위에 올랐고,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빛난 지난 22-23시즌에는 59.85%의 리시브 효율과 세트당 8.625개의 수비를 기록하며 두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19-20시즌부터 22-23시즌까지 4시즌 연속 베스트7(리베로)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더불어 스무 시즌에 개근하는 동안 여러 기록을 세웠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것은 출전 경기 수다. 지난 22-23시즌 12월 흥국생명과의 경기를 통해 V-리그 여자부 최초로 정규리그 500경기 출전을 달성한 이후 현재 527경기에 나서며 여자부 최다 경기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기준기록으로는 12-13시즌 역대 3호 수비 5000개를 달성한 데 이어 17-18시즌 역대 3호 수비 1000개를 달성했다.

임명옥은 “2005년 입단인데 올해 2005년생 선수들이 들어온 걸 보며 감회가 새로웠다. 앞으로도 프로배구의 역사가 곧 나의 길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서 최고의 자리를 오래오래 지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GS칼텍스 정대영(09-10시즌 출산), 흥국생명 김해란 (20-21시즌 출산), 흥국생명 김수지 (05-06 드래프트)는 앞선 세 선수의 뒤를 바짝 추격하며 여자부에서 19시즌을 보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