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지혜 사회부 차장.<br>
▲ 장지혜 문화부장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8개 국립예술단이 전국 각지를 고르게 가 공연하지 않고 수도권만 집중적으로 다녔다는 국정감사 자료가 최근에 발표됐다.

국민의힘 김승수 국회의원은 문화예술 평등을 위해 저 먼 지방에도 갔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이런 조사를 했다.

수도권이라는 범위는 서울, 경기, 인천을 말하니 얼핏 이 세 군데가 수혜를 입고 있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올해 국립예술단 공연 총 1040회 중 891회인 86%가 서울, 35회인 3.4%가 경기도였다. 나머지인 인천은 단 3회에 불과했다. 0.3%라는 수치가 나왔다. 대구 1.6%, 경남 1.3%, 충남·강원 각각 1.2%, 세종 1.0%, 경북·제주 각각 0.7%, 광주·전북·전남 각각 0.6%, 대전·부산 각각 0.5%, 충북 0.4%에도 못 미치는 거의 꼴찌다.

다른 건 몰라도 문화예술 분야에 한해서는 인천을 서울, 경기와 비롯한 수도권으로 묶어서는 절대 안 된다. 대부분의 지표가 늘 이런 식이며 인구도 적고 수도에서도 먼 지역보다 한참 떨어진다.

시립미술관이 없는 유일한 광역시이며 웬만한 도시는 다 있는 지역문화진흥기금이 0원이라는 등 인천이 전국에서 가장 문화 불모지라는 증거를 다 댈라치면 입이 아프다.

이런 데는 이유가 있다. 인천시가 이 분야에 투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천의 전체 예산 대비 문화예술이 차지하는 비율은 1.42%다. 지난 2021년 기준 6개 광역시 중 광주가 4.06%로 가장 높았으며 울산이 3.04%, 부산 2.63%, 대전 2.49%, 대구 1.91%로 집계됐으니 인천은 말 그대로 맨 꼴찌다.

이제서야 그걸 3%대로 끌어올리겠다는 공약이 나오긴 했으나 그마저도 전망이 밝지는 않다.

이런 와중에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움직임이 있다. 바로 인천아시아아트쇼다. 아트부산, 키아프(Kiaf), 프리즈 같이 그 지역을 대표하는 아트페어를 부러워만 하던 인천사람들이 기획한 미술품 거래장이다.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이 행사의 세 번째가 11월23일부터 시작된다. '문화 불모지'라는 수식어가 너무 당연해진 인천에서 수백억이 왔다 갔다 하는 국제 아트페어를 표방하며 뭔가를 시도한다니, 솔직히 첫 회 때는 '이러다 말겠지' 싶었고 2회 때는 '그래도 또 하는구나' 하고 신기했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올해 겨울의 문턱에 다시 3회를 준비하는 아트쇼를 보며 인천시민이라면 무조건 지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오랫동안 무관심하고 외면하며 이 지경을 만든 작금의 문화예술 땅에서 그래도 뭔가를 틔워보려는 자체의 혁명이 지속가능성까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천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 기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예술이 융성하지 않은 도시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대전제에 궤를 같이하는 차원으로 열렬한 구호를 보내야 할 것이다.

키아프나 프리즈를 위해 특별전을 열어주고 대규모 예산을 후원해 온 인천의 기업과 기관들이 인천의 미술품 시장에 공헌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소명이자 책무이어서다.

/장지혜 문화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