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레스타인 여성과 어린이들이 11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이후 맨발 상태로 긴급 대피하고 있다./사진=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에서 "다음 단계"를 예고하며 공습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직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영토 안에서의 무력 충돌로 가자지구 내 부모들이 어린 자녀의 다리에 신원 확인을 위해 이름을 적는 참극이 벌어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으로 민간인의 무분별한 피해가 늘고 있는 가운데 가자지구의 일부 부모들이 자신이나 아이가 사망할 경우, 신원 확인을 위해 자녀의 다리에 이름을 적고 있다.

CNN은 사후 신원 확인을 위해 아이들의 다리에 이름을 적는 일이 흔해지고 있다며 병원 내부를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 속 위치가 가자지구 데이르 알발라흐의 알아크사 병원의 영안실이라고 밝힌 CNN 측은 잇따라 발견한 네 명의 아이들 시신에서 모두 종아리에 아랍어로 이름이 적혀 있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보복 공습을 가하면서 가자지구 내 병원들은 밀려드는 사상자로 인해 아비규환인 상황.

부상자를 감당할 병상이 없어 다친 사람들이 복도에 누워 있는 데다 영안실마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알아크사 병원의 한 직원은 "병원 마당을 시신들이 가득 채웠고 시신 보관 냉장고뿐만 아니라 병원 안과 밖으로 시신이 있다"고 했다.

이어 "시신이 너무 많아서 시신을 덮을 수의조차 없다"며 "모든 시신이 훼손된 채 병원에 도착해 신원을 확인할 수 없다"고 참담한 상황을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양측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6천 명을 넘어섰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7일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인이 총 4천65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공식 사망자 집계를 발표하지 않지만,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같은 기간 하마스의 공격으로 사망한 이스라엘인이 약 1천400명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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