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랜드마크 철거…예산 낭비 논란

2018년 제2터미널 개장 때 설치
당시 면세사업자에 갑질 의혹도
투입비 21억3000만 원 허공으로
▲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서측에 설치했던 랜드마크인 '게이트웨이'는 여행의 시작을 의미한다. 뫼비우스 띠 형상이 대리석 바닥에 '하트' 모양으로 LED조명이 반사돼 나타난다.

인천공항공사가 면세사업자(롯데·신라·신세계)에게 조형물 설치비용 15억을 떠넘겨 '갑질' 논란이 불거졌던 제2여객터미널의 '랜드마크' 2개를 설치한지 불과 5년 만에 철거해 예산낭비 비난을 사고 있다.

랜드마크는 2018년 2터미널 개장을 앞둔 시점에 인천공항공사가 면세점 입찰(공고)을 진행하면서 사실상 비용을 강제 분담하게 만들어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60%를 차지하는 입찰 사업제안서(RFP) 평가에 '랜드마크 제안'을 배점 항목에 넣어서다.

15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공항 2터미널 보안구역인 출국장 안에 설치한 2개 랜드마크의 총 사업비는 21억3000만원으로 롯데면세점과 신라, 신세계가 15억원을 분담했다. 인천공항공사도 6억3000만원을 댔다.

그동안 인천공항공사는 랜드마크를 2018년 개장한 2터미널을 상징하는 조형물이자 예술작품으로 자랑했다. 하지만 21억30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어간 조형물을 설치 5년 만에 고철 덩어리 폐기물로 처리했다

현재 랜드마크가 설치됐던 인천공항 2터미널 보안구역 내 동측 구역의 '댄싱크레인', 서측 '게이트웨이'가 철거된 자리에서는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임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 면세사업권에서 완전히 철수한 롯데면세점의 불만이다. 롯데 경영진은 랜드마크 철거를 최근에 파악한 상태다. 랜드마크 자리에서 임시매장을 운영하는 신라와 신세계면세점과 상반된다.

문제는 롯데가 문제를 제기하면 분담금을 돌려주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 인천공항 2터미널 개장을 앞둔 면세사업권 입찰 당시에 제출한 사업제안서(RFP)가 인천공항공사와 (롯데)사업자 간 계약의 효력이 있고, 상호준수 의무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계약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

인천공항공사 내부에서도 상업시설 관리부서가 랜드마크를 철거하기까지 의견수렴과 (면세업계)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 경영진조차 랜드마크 철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랜드마크는 설치 이후에도 LED 조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5년 내내 부실한 관리 등 말썽이 끊이지 않았다. 설치 초기부터 LED가 작동하지 않았고, 조형물 아래에 안내소를 설치해 운영하기도 했다.

/글·사진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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