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부부가 지난 4일(현지시간) 맨체스터에서 개최된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에서 대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리시 수낵 총리가 담배 구매 연령을 매년 높여 비흡연 세대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 열린 영국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에 참가한 리시 수낵 총리는 1시간 가까이 기조연설을 하며 이같이 밝혔다.

수낵 총리는 영국 내에서 과도한 사업비로 논란이 된 잉글랜드 중부 버밍엄에서 북부 맨체스터로 가는 차세대 고속철도 사업을 취소한다고 말했다.

대신 전국의 도로, 철도 등 교통 인프라에 360억 파운드, 우리 돈 약 59조 원을 재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수낵 총리는 건강을 해치는 주요 원인을 막을 방안이라며 흡연 감축 계획을 천명했다.

수낵 총리는 "2009년 이후 출생한 현재 14세 이하는 성인이 돼도 합법적으로 담배를 살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담배 구매 가능 연령을 18세에서 매년 1년씩 올리면 이르면 2040년부터는 젊은 사람들의 흡연이 거의 완전히 중단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제한을 검토하고, 청소년 이용 증가에 대응해 향과 포장 등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이러한 방침은 이미 2008년 이후 출생자의 담배 구매를 금지한 뉴질랜드의 정책과 비슷하고, 현재 덴마크도 이런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9년 이후 출생자에게 평생 담배를 못 사게 하는 수낵 총리의 초강수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영국 내 금연 운동 단체는 이번 계획을 환영했지만, 담배 업계는 범죄 조직이 불법적으로 제품을 유통하는 길을 열어주는 부작용이 날 것"이라며 비판했다.

총리의 발표 직후 담배 회사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공영방송인 BBC는 "수낵 총리가 연설을 통해 보수당원들에게 자신이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진정한 후계자이며 국민에겐 변화를 꾀하는 정치인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려 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수낵 총리는 연설에서 16세 이후 교육 제도 개편 언급뿐 아니라 보수당 전 총리 5명을 포함해 대처 이후의 모든 총리를 저격하는 등 "변화를 위한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