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9년 개통…올해로 124년째
철길·역사 이전 없이 현상 유지
2개 노선 종점…이용객 수 적어
인천발KTX 등 추진 지지부진
구조적 한계 봉착 미래 전망 희미
인천역. 올해로 124년 됐다. '최초'라는 수식어는 '구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인천역은 개통 후 역사가 옮기거나 철길이 이동하지 않았다. 현 역사는 이미 반세기를 훌쩍 넘겼지만, 발전은커녕 변함없다. 현대화 손길이 비껴가며 철길이 뻗질 못해, 인천역은 '움직'이는 곳에서 '멈춘' 곳이 됐다. 인천역이 황폐해지며 주변 또한 도시 공동화를 겪으며 역세권개발조차 험로를 걷고 있다. 하루 1만명도 찾지 않아 철길 현대화가 안 되고, 그 때문에 누구 하나 역세권 되살리기를 주저한다. 악순환의 연속 '인천역', 언제쯤 '천덕꾸러기' 신세를 털어낼 수 있을까.
섬이 돼 버린 '인천역'.
인천시 중구 인천역은 끝이다.
인천역을 시·종점으로, 서울까지 달려나간 1899년. 80여분이면 인천 끝에서 서울 사대문 앞까지 다다랐다. 반세기 전만 해도 인천역은 하루평균 2만명 남짓 이용했다. 하지만 지금 인천역은 수인선 인원까지 더해야 겨우 1만명을 채운다.
9일 인천시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에 따르면 인천역은 개통 당시 31.5㎞로 축현, 우각, 부평, 소사, 오류, 노량진으로 이어졌다. '한국철도탄생지'라는 거창한(?) 상징물이 인천역 앞에 세워졌다.
경인철도 인천역은 1974년 '수도권전철' 1호선으로 수정됐고, 2016년 2월 수인선이 송도역에서 인천역까지 이어지며 여느 기차역에서도 찾을 수 없는 2개 종착점을 갖춘 '역'이란 별칭을 갖췄다.
인천역은 현상 유지 중이다. 철길이 이전하거나 역사를 옮기지 않았다.
인천역은 '종점'이란 단어가 유독 어울린다.
한글날 등 연휴를 맞아 인천역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인근 차이나타운과 동화마을 등을 찾은 시민 강모(45)씨는 “오랜 전철역이 풍기는 레트로의 멋은 있지만 급행도 다니지 않고, 인근 다른 관광지와 연계되지 않아 불편하다”며 “차를 이용하는 편이 낫지만 주차가 불편하다”고 말했다.
인천역을 '끝'이 아닌 '시작'으로, '완행'이 아닌 '급행'으로의 시도가 여러 번 있었지만, 미완으로 끝났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
수도권전철 1호선이 인천역에서 멈추지 않고, 수인선 또한 인천역을 지나 서울 청량리를 분기로 경기 성남 분당까지 대순환구조를 이어갈 수 있다.
2025년 개통될 인천발KTX를 타고 한반도 남쪽 끝까지 달리고, 2028년 시운전할 경강선KTX로 서해와 동해를 연결할 기회가 주어졌지만 이조차도 '사업성 부족'으로 옴짝달싹 못 하고 있다.
제2공항철도는 어떨까. 인천의 요구에 정부 역시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철도 계획에 빠지기 일쑤다. 더 황당한 것은 제2공항철도가 부설돼도 인천국제공항과 인천 내항으로 이어질 뿐 인천역과는 무관하다.
더 놀라운 것은 서울서 동인천까지 뻗은 복복선이 인천역까지 연결되지 못해 수도권전철 1호선 급행, 특급 기차는 동인천역에서 멈춘다. 모든 게 다 인천역의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인천역은 지하화라는 승부수 한복판에 섰고 민선8기 인천시의 핵심 시정인 '제물포르네상스' 성패의 바로미터인 만큼 미래 계획이 덧씌워졌지만, 아직은 끝인 '인천역'에서 시작인 '인천역'으로의 전망은 희미하다.
코레일 산하 한국교통연구원은 “철도역은 교통시설이자 지역균형발전 및 메가시티 거점으로서 역할이 강화됐다”고 설명했고, 인천시는 “인천역을 중심에 세우고 제물포르네상스를 성공시키기 위한 각종 철도 연계와 역사 사업, 지하화 등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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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이아진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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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거짓말로 점철된 인천역이 100년전 역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는 1960년에 지어진 지방 간이역과 흡사하다.
전국에 100개 가까이 저런역이 남아있다고 생각할때 존치만이 답인지 물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