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연구소·기업·병원 긴밀 협력
선순환 혁신 생태계 조성 탈바꿈

지자체와 상생 협력…국책사업 유치
연세사이언스파크 조성 본격 박차

국내 첫 양자컴퓨터 보유·연구동 구축
K-바이오 산업화 허브 역할 다짐
▲ 연세대 국제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연세대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연세대 국제캠퍼스가 또 한번 새로운 모델 구축에 나서고 있다. 기존 대학 캠퍼스가 아닌 '대학이 중심이 된 학(學)-연(硏)-산(産)-병(病) 혁신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 중이다.

연세대는 지난 2006년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에 새 캠퍼스를 조성하기로 하고 본교 '확장캠퍼스'라는 새로운 형태를 제시했다. 그야말로 '국제화 경쟁력 정체', '첨단 연구 분야 육성 필요', '교육·연구 인프라 부족' 등을 타파하기 위한 도전이었다.

2010년 문을 연 1단계 국제캠퍼스는 서구 명문대학들의 기숙교육 모델을 우리나라에 정착시켜 주목받고 있다. 약학대학 설립을 통한 송도바이오클러스터의 교육·연구 기반을 구축했으며 학부대학, 언더우드국제대학, 글로벌인재대학, IT융합공학과 등으로 국제캠퍼스를 국제화 및 융합교육의 근거지로 조성했다. 아울러 유엔지속가능발전센터(UNOSD), Design Factory Korea(DFK) 등 해외기관을 유치한 것도 1단계 사업의 성과로 꼽힌다.

▲ 연세대 국제캠퍼스가 1단계 캠퍼스 성과를 넘어 야심차게 2단계 캠퍼스 조성을 준비중이다. 사진은 실습교육 장면과 학생들 모습. /사진제공=연세대

첨단연구 및 산학협력 중심 2단계 캠퍼스

연세대는 1단계 캠퍼스 성과를 넘어 야심차게 2단계 캠퍼스 조성을 준비중이다. 현재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연구 및 산학협력에 중점을 둔 연세사이언스파크다.

연세사이언스파크는 대학(學)-연구소(硏)-기업(産)-병원(病)이 긴밀히 협력해 연구성과를 창출, 해당 성과를 사업화하며 그 성과를 교육·연구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혁신 생태계 조성이 목표다. 이를 통해 국가 혁신성장에 기여하는 한편 대학 성장동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내외 연구자들이 광범위하게 협업할 수 있는 '융합연구 플랫폼'을 구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우수 연구자들의 참여를 지원할 방침이다.

관련 인프라도 순차적으로 확충하게 된다. 2022년 12월 송도세브란스병원 착공을 필두로 가칭 바이오공정인력양성센터와 제약바이오실용화센터가 지난 6월 공사를 시작했다. 향후 양자컴퓨팅센터(가칭), 양자연구동(가칭). 융합연구동(가칭), 연구원기숙사(가칭), 데이터사이언스센터(가칭), 혁신기술센터(가칭) 등의 건립을 앞두고 있다. 또 현재 기업 및 연구소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 연세대 국제캠퍼스가 1단계 캠퍼스 성과를 넘어 야심차게 2단계 캠퍼스 조성을 준비중이다. 사진은 실습교육 장면과 학생들 모습. /사진제공=연세대

국가 역점산업 육성을 위한 국책사업 유치

국제캠퍼스를 연구·산학 캠퍼스로 조성하기 위한 학교 차원의 노력은 국가 역점사업 유치라는 결실을 맺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메이커스페이스 구축사업'을 통해 인천시 최초 창작·창업 지원 전문랩 'i7'을 개소하고 지역사회 제조 창업을 지원 중이다. 교육부 '대학 내 산학연협력단지 구축사업'에서는 국제캠퍼스에 18개 기업을 유치해 공동연구 및 사업화를 진행, 1∼2년 이내에 30여 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아일랜드 국립바이오공정연구소(NIBRT)와 제휴한 '한국형 NIBRT 프로그램 운영-바이오공정인력양성센터 구축사업'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및 백신 생산·시장 확대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양성 중이며 이미 881명의 국내 교육생이 배출됐다. 아시아개발은행(ADB)과 함께 개발도상국 교육생 59명에 대한 교육을 수행했으며 이달부터 40명 추가 교육이 예정돼 있다. 지난 7월에는 인천지역 바이오 고교생 4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 바이오 예비인재들의 바이오산업 이해도를 높이고 졸업 후 진로 탐구에 도움을 주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평가받았다. 현재 건립 중인 바이오공정인력양성센터가 2024년 말 완공되면 K-NIBRT사업은 연간 2000여 명의 교육생을 배출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된다.

바이오 강국 실현을 목표로 중소벤처기업부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은 역량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해 기초연구부터 비임상, 상용화까지 지원하는 한국판 보스턴바이오클러스터 프로젝트로 국제캠퍼스 내에 구축된다.

최근 공모 절차가 진행된 보건복지부 '글로벌바이오캠퍼스 구축사업'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손잡고 개발도상국 바이오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사업이다. 향후 경기 시흥, 충북 오송, 경북 안동, 전남 화순 등에 위치한 네트워크 캠퍼스들과 협력해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같은 대형 국가사업들의 유치는 인천시와 연세대가 협력해 달성한 지자체-대학 상생 협력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인천시는 송도바이오클러스터라는 큰 틀을 구축하면서 바이오 기업을 선제적으로 유치하고, 연세대는 연세사이언스파크를 통해 교육, 연구, 병원이라는 필요 요소를 확충해나가고 있다.

연세대는 유치 사업들의 성공적 운영을 기반으로 연세사이언스파크 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산업화 거점병원 '송도세브란스'

송도국제도시에서는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공사가 진행중이다. 바이오클러스터에서 연구·임상이 가능한 대형병원은 매우 중요하다. 보스턴바이오클러스터와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래형 병원을 타이틀로 한 송도세브란스병원은 AI와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특히 살아있는 세포를 사람에게 이식해 난치질환을 치료하는 세포치료, 유전체 검사로 유전성 질환을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첨단 유전체 기반 의료 등을 실현해 미래 의료 패러다임을 선도한다는 것이다.

바이오 분야 연구기능을 갖춘 바이오 산업화 거점 병원으로의 역할도 수행한다. 연세사이언스파크 사업과 국내외 바이오 기업, 대학, 연구소, 제약사들과 연계해 산·학·연·병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임상시험 및 바이오헬스 융합연구 등을 통해 K-바이오 산업화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세대는 송도세브란스병원이 송도바이오클러스터의 결정적 퍼즐로 작용, 송바이오클러스터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연세대 국제캠퍼스가 1단계 캠퍼스 성과를 넘어 야심차게 2단계 캠퍼스 조성을 준비중이다. 사진은 실습교육 장면과 학생들 모습.  /사진제공=연세대
▲ 연세대 국제캠퍼스가 1단계 캠퍼스 성과를 넘어 야심차게 2단계 캠퍼스 조성을 준비중이다. 사진은 실습교육 장면과 학생들 모습. /사진제공=연세대

국내 최초 양자컴퓨터 허브, 컴퓨팅센터

양자 기술은 전 세계 각국들이 앞다퉈 국가적 역량을 결집,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미래 선도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 정부도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로 선정하고 육성을 공언한 바 있다.

연세대는 미국 IBM과 손잡고 '연세-IBM 퀀텀컴퓨팅센터' 건립을 추진, 2024년 3월 127큐비트 양자컴퓨터가 국제캠퍼스에 설치될 예정이다. 또 양자컴퓨터 도입과 함께 양자컴퓨팅센터와 양자 연구동 구축도 진행된다.

국제캠퍼스에 양자컴퓨터가 설치되면 미국, 독일, 일본, 캐나다에 이어 세계 5번째 양자컴퓨터 보유국이 되며, 양자기술 역량을 개발 및 육성할 수 체제를 갖추게 된다.

연세사이언스파크는 국내 최초 양자컴퓨터 허브뿐만 아니라 양자생태계 조성과 이에 따른 산업 활성화가 기대된다.

특히 신약 개발 등 바이오 분야에도 널리 활용되는 만큼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와도 긴밀히 연계돼 송도가 글로벌 바이오 허브 도시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인천시가 역점을 두고 있는 반도체 분야에서도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외국 사례들을 볼 때 성공적인 혁신클러스터에는 연구·산학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대학 및 연구기관이 존재한다”라며 “연세대는 국제캠퍼스 연세사이언스파크 조성을 통해 미래 첨단분야를 육성하는 한편 우수 연구자들을 위한 지원과 광범위한 산학협력을 통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혁신 클러스터로 위상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