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수산물 한달새 6.1%
작년 대비 복숭아 52% 급등

“명절 제사상 생각하니 심란”
시민들 쉽사리 물건 못 담아

정부, 할인 지원금 확대 계획
▲ 5일 연수구 청학동의 한 대형마트. 장을 보러 온 시민들이 과일 코너에서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
▲ 5일 연수구 청학동의 한 대형마트. 장을 보러 온 시민들이 과일 코너에서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

“사과와 자두가 제철인데 비싼 가격 탓에 손이 잘 안 가요. 벌써 명절 제사상에 올릴 생각 하니 심란하네요.”

5일 연수구 청학동의 한 대형마트. 장 보러 온 시민들 손에 장바구니가 들려있지만, 쉽사리 물건을 담지 못한다.

애써 담았던 과일 꾸러미를 다시 원래 자리에 가져다 놓거나, 한참 가격표를 쳐다보다가 지나가는 경우가 태반이다.

청학동에 거주하는 김모(64)씨는 달걀, 만두, 돼지고기 등 꼭 필요한 식자재 몇 개로만 단출하게 장바구니를 채웠다.

그는 “방울토마토는 건강을 위해 챙겨 먹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산다. 복숭아도 좋아하는데 황도가 4kg 기준 4만원 정도 하는 걸 보고 살 엄두를 내지 못한다”라며 “올여름 수박도 한 통에 3만원씩 하는 것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라고 말했다.

캠핑을 위한 장을 보러 왔다는 A(50)씨도 “캠핑 가는 날이라 과일 두어 종류 샀다”라며 “평소에는 비싸서 잘 사지 않지만, 기분을 내려 한다. 가격 오르는 걸 보면 정말 무섭다”고 전했다.

▲ 5일 연수구 청학동의 한 대형마트. 장을 보러 온 시민들이 과일 코너에서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 /박해윤기자
▲ 5일 연수구 청학동의 한 대형마트. 장을 보러 온 시민들이 과일 코너에서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경인지방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8월 인천시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2로 1년 전보다 3.7% 상승했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물가가 상승한 것으로 본다.

올해 폭염과 폭우 등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의 가격이 지난달 대비 6.1% 상승했다.

특히 작년 8월과 비교해 복숭아(52.6%), 사과(46.9%), 상추(21.1%), 쌀(12.7%), 오징어(17.4%), 고등어(14.2%), 닭고기(11.6%), 고춧가루(7.5%) 등이 올랐다.

품목별로는 잇따른 공공요금 인상으로 전기·가스·수도가 전년동월대비 20.9%나 상승했다. 전기료(25.0%), 도시가스(21.5%), 지역난방비(33.7%) 등이다.

농축수산물에 이어 공공요금까지 인상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진 셈이다.

정부는 추석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성수품 공급과 농산물 할인 지원 예산을 확대할 계획인 가운데 당분간 과일류 오름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나름대로 애를 쓰고 있지만, 먹거리 가격이 내려가지 않아 소비자들의 스트레스가 높을 것으로 본다”라며 “한동안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글·사진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