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본부세관은 1만7200g에 달하는 케타민을 대량 밀수해 국내에 유통한 마약조직원 27명을 적발해 25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약 34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시가 43억원에 이른다.

케타민은 의료용과 동물용 마취제의 일종으로 젊은 층에서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데 음료에 몰래 타서 복용하게 만드는 소위 ‘몰래뽕’ 피해 우려가 높다. 필로폰이나 코카인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과다 투약할 경우 사망할 수 있다.

이번에 적발된 마약사범은 태국과 한국을 오가며 의류와 소지품 등에 마약을 은닉해 운반하는 ‘바디패커’ 수법으로 마약을 밀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금책과 모집책, 운반책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속칭 ‘지게꾼’이 마약을 운반했다.

세관에 따르면 마약밀수 의심자 명단을 추려 출·입국 패턴을 분석하고 합동수사팀을 가동해 지난 3월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던 운반책 3명 검거했다. 이후 합동수사팀은 4개월에 걸쳐 수사를 벌여 4개의 밀수조직과 조직원 27명을 붙잡았다.

마약 밀수조직원은 대부분 20~30대로 강남 ‘클럽’에서 알게 된 사이로 공범이 구속되면 다른 공범이 역할을 대신 맡기도 했다. 또 새로 밀수조직을 구성해 단기간에 클럽의 마약유통 시장을 장악하고 이익 분배 이후 흩어지는 ‘비정형・산발형・단기형’ 수업으로 밀수하고 유통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번 마약 밀수조직 적발은 인천공항본부세관이 자체적인 정보분석을 통해 밀수를 사전에 적발한 최초의 사례다. 기존에는 X-ray 등 현장 단속이나 제보에 따라 마약류 반입을 적발해 왔다.

인천공항본부세관은 합동수사팀을 적시에 가동해 마약을 소지하고 입국하는 운반책을 체포했다. 수사 상황을 실시간 공유하고 공범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하면서 진행되고 있는 밀수 범행까지 추가로 포착했다.

한편 마약밀수 조직원들은 인천공항으로 입국할 때 비닐로 감싼 케타민을 속옷 안에 넣거나 몸에 비해 통이 큰 옷을 입고 마약을 숨기는 방식으로 세관의 적발을 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