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에서 시작된 전세 사기 이어 '월세 사기'가 발생했다. 송도에 본사를 둔 이른바 '㈜더굿하우스' 잠적 사건이다.

주택임대관리업체인 더굿하우스는 오피스텔 임대인을 대리해 임차인과 임대차 계약을 관리하는 일종의 부동산 플랫폼 기업이다.

약 두어 달 전부터 더굿하우스는 임대인에게 줘야 할 임차인의 월세를 안 주기 시작했고, 심지어 임차인의 월세 보증금 수십억 원을 직접 관리하던 중 연락이 끊겼다.

업계에 따르면 주택임대관리업체는 보통 임대차 계약 관리 수수료를 받는데, 더굿하우스는 임대인·임차인과 '이중계약'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 피해 사례를 보면 더굿하우스는 임대인과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60만원으로 계약했지만 실제 임차인과는 보증금 4000만원에 월세 20만원으로 계약했다.

이 같은 이중계약이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도 명확지 않다. 관리감독청인 연수구 담당 부서조차도 “법적 검토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판단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번 월세 사기 사건이 부동산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노린 범죄라는 점이다.

한국에서 부동산은 단순한 거주지가 아닌 핵심 자산이자 자산 증식 수단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피해 임대인들 역시 고정 수입, 즉 월세 수입을 받기 위해 해당 부동산을 매입하는 일종의 투자를 했다.

그런 그들에게 업체가 제안한 '낮은 보증금에 높은 월세'는 업체가 임차인과 실제 계약한 '높은 보증금에 낮은 월세'보다 훨씬 달콤한 독이었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있다. 전세 사기로 수 명이 세상을 등졌지만 부동산을 둘러싼 무엇하나 바뀐 게 없다.

부동산에 대한 뒤틀린 욕망과 이를 가능케 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쇄신 없이는 제2의, 제3의 전·월세 사기는 또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창욱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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