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징물 교체에 나선 트위터./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소셜미디어(SNS) 트위터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웹사이트 등을 통해 검은색 바탕에 흰색으로 표시된 알파벳 'X' 새로운 로고를 선보였지만, 전문가 사이에서 부정적 평가가 일고 있다.

2006년 트위터 설립 이후 줄곧 상징물로 자리 잡았던 '파랑새' 로고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고, 메시징, 지급 결제, 원격 차량 호출 등 광범위한 기능을 제공하는 '슈퍼 앱'으로 만들겠다는 머스크의 비전이 반영된 새 로고인 'X'가 브랜드명으로 출격하게 됐다.

린다 야카리노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대대적인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우리의 변화에는 한계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머스크는 회사 'X 법인'(X Corp)을 새로 설립해 트위터 법인을 이 법인과 합병시킨 바 있다.

그러나 상징물 교체와 관련한 트위터 측의 이런 야심 찬 비전 공개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전문가 사이에서는 비판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사용된 상징물 변경 등으로 트위터가 쌓아온 막대한 브랜드 가치가 고스란히 날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와 브랜드 관련 기관을 인용해 머스크의 결정은 최소 40억∼ 최대 2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조1천억∼25조6천억 원가량의 브랜드 가치를 날렸다고 보도했다.

브랜드 평가 컨설팅업체인 브랜드 파이낸스에 따르면 트위터의 현재 브랜드 가치는 약 4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조1천 억원 대로 추산된다.

미국 밴더빌트대학교는 150억∼2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9조2천억∼25조6천억 원에 달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브랜드 컨설팅회사 시겔&게일의 스티브 수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트위터가) 전 세계적으로 이 가치를 확보하는 데 '15년' 이상이 걸렸다"며 "브랜드 이름으로서 트위터를 상실하는 것은 상당한 재정적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트위터 외 다른 글로벌 테크 업체도 종종 회사명을 바꾸기는 했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은 2015년 지주회사 '알파벳'이라는 이름 아래 사업을 재편성했고,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도 2021년 사명을 '메타'로 바꾸면서 이미지 변신에 나서기도 했다.

애플은 아이폰을 출시한 2007년 회사 이름에서 '컴퓨터'를 뺐다.

하지만 다른 테크업체들의 경우 트위터와 달리 사명 변경에도 불구하고 제품명은 그대로 유지했다.

특히 외신서 전문가들은 트위터의 이번 결정에 머스크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을 우려했다.

마케팅·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메타포스의 공동창업자 앨런 애덤슨은 "비즈니스와 브랜드의 관점에서 이번 결정은 완전히 비이성적"이라며 "머스크의 '에고에 의한 결정'(ego decision)이며 비즈니스와 브랜드의 가장 빠른 해체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트위터는 현재 광고 수입 급감 등 여러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월부터 5월 첫째 주까지 5주간 트위터의 미국 내 광고 수입이 작년 동기보다 59% 감소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외신들은 머스크가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440억 달러, 우리 돈 약 56조3천억 원에 인수한 이후 대규모 정리해고를 비롯해 무차별적인 비용 절감 조처를 단행했지만,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