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자료화면./사진=연합뉴스

지난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한 20대 주한미군에 대한 의문만 더 무성해지고 있다.

현재 미 당국은 주한미군 장병임을 확인했지만,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그의 신상에 대해 매우 제한된 정보만 제공하고 있다.

AP 통신 등 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월북한 병사는 20대 트래비스 킹 이등병으로, 한국에서 폭행 혐의로 거의 두 달간 구금됐다가 추가 징계 등을 위해 이날 미국행 비행기를 타려고 공항으로 이송됐다가 갑자기 JSA 견학에 참여할 수 있었던 구체적인 경위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이에 미 당국자는 킹이 미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까지 호송됐으나 호송 인력이 공항에서 세관까지 킹을 따라갈 수 없었고, 혼자 남겨진 킹이 공항을 떠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특히, 킹은 호송될 때 수갑을 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공항을 벗어난 킹은 민간 여행사의 JSA 견학에 참여했고, 판문점 내 한 건물을 견학할 때 갑자기 월북했다.

외신에 따르면 같은 투어 그룹에 속해있었다는 목격자는 당시 그가 사복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군인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한 목격자는 "이 남성은 갑자기 갑자기 크게 '하하하' 웃더니 건물 사이로 뛰어갔다"며 "단순히 '틱톡' 영상을 촬영하는 줄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투어 가이드들과 보초를 서던 군인들이 킹을 뒤쫓았지만 잡지 못했고 북한 병사들이 그를 구금했다고 한다.

또 다른 목격자는 "모든 사람이 이에 반응하고, 실제로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를 깨닫기까지 1초 정도 걸렸다"며 "우리는 '자유의 집'으로 들어가라는 지시를 받고는 군용 버스를 향해 뒤돌아 뛰었다"고 말했다.

이어 JSA 당국이 방문객들에게 '이 당시 사진을 외부에 공유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킹이 어떻게 공항을 바로 빠져나와 JSA 견학에 합류할 수 있었는지 그 경위는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JSA 견학이 신원 확인 등으로 신청 당일 참여가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킹이 사전에 치밀하게 월북 계획을 세웠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미 언론은 킹이 구금돼 있을 때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말을 했다고 당국자를 인용해 전하기도 했다.

미군 당국자들은 킹이 고의로 북한에 들어갔다고 밝혔지만 그가 JSA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상세 경위를 설명하지 않았다.

유엔군사령부는 평소 일주일에 4회(화·수·금·토), 한 번에 40명씩 한국인과 미국인 등을 대상으로 JSA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해왔지만 사건 직후 이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한편, 미 정부는 19일(현지시간) "킹의 소재를 파악 중이며 그의 안전과 본국 송환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취할 것"이라 밝혔다.

다만 북한 측으로부터는 아직 응답이 없다고 말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