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영역
2014년부터 건축 공사 추진
당초 보다 4800억 줄여 보고
시설, 복합공정 동반 불가피

민간 영역
철거→ 복구 반복… 낭비 악순환
공항 운영, 1년씩 2조여원 투입
공사 내부 관련 '따가운 시선'

인천공항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보석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으로 2001년 탄생한 제1여객터미널은 '100년 건축물'로 꼽혔지만 이후 대수선에 가까운 공사가 지속돼 추가공사비 추정액만 5조원에 달한다. 이와 별개로 1터미널 운영·관리 위탁을 맡은 건축·전기·소방·배관, ICT·통신, 기계시설 및 부품교체 등 용역업체가 23년간 시설개선에 투입한 최소 3조원의 비용이 있다. 이를 개선공사비 5조원에 보태면 1터미널의 당초 건축비 1조2600억원의 6배가 넘는 추가 공사비가 들어간 셈이다. 국제공항 특성상 서비스 중요성을 외면할 수 없지만 인천공항공사는 건물과 시설 개선에 “과도한 투자를 했다” 또는 “예산낭비” 지적을 받을 여지가 크다. 그래서 공기업의 영역과 민간영역으로 나눠 실태를 살펴본다.

 

▲여객서비스, 트렌드 반영

인천공항공사 건축부서는 2009~2022년 14년치 건축공사가 59건이라고 인천일보에 공개했다. 공사명칭은 적시하지 않았다.

연도별로 2009년 3건, 2010년 5건, 2011년 2건, 2012년 5건, 2013년 3건, 2014년 5건, 2015년 5건, 2016년 5건, 2017년 4건, 2018년 2건, 2019년 6건, 2020년 5건, 2021년 4건, 2022년 4건이다.

일단 인천공항 1터미널에 대한 종합개선사업을 추진한 시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10년 전인 2014년부터다. 당시는 1터미널을 준공한지 13년에 불과한데 인천공항공사는 꾸준히 개선공사를 진행해 왔다.

종합개선 1차 추진은 2014년 10월~2015년 12월로 현재의 경남도지사인 박완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 재임시 업무보고에 올렸으나 단칼에 거부됐다. 당시 건축부서는 1터미널 건축비 1조2600억원을 능가하는 1조5000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보고했었다.

이후에도 건축부서는 종합개선을 포기하지 않았다. 박완수 전 사장(제6대) 이후부터 6대-7-8-9-10대 사장으로 이어지기까지 1터미널 종합개선은 업무보고에 단골메뉴로 올려졌다.

최근 제10대 인천공항공사 사장에 취임한 이학재 사장의 첫 업무보고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업을 추진한 10년 동안의 물가상승률 반영이 당연한데 당초 책정한 1조5000억원 사업비에서 무려 4800억원이 줄어든 1조200억원으로 보고했다.

이학재 사장에 대한 첫 업무보고에서는 기존의 여객서비스 개선, 시설개선이라는 단골 명분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시설개선'으로 포장만 바뀌었을 뿐이다. 특히 건축부서가 종합개선 추진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인천공항공사 한편에서는 10년에 걸쳐 40건에 달하는 건축공사를 꾸준히 진행했다.

건축부서는 실내 건축비용 추정 수치(5조원)를 부정하지 않는다.

건축, 전기, 기계설비, 소방, 통신, 운항정보 등 시설분야는 공정간 간섭과 충돌 등 복합공정 동반이 불가피해 예산이 투입되는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이다.

인천공항공사가 진행한 1터미널 개선공사 내역은 전자입찰 기록, 계약현황(계약팀), 재무부서의 공사비 지급내역, 결산보고서 등 23년치 기록을 확인해야 정확한 공사비 규모, 공사시기 파악이 가능한 상황이다.

▲ 개선공사 당시에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 늘어선 대기행렬. 출국객들 뒤 수속카운터에 공사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다.
▲ 개선공사 당시에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 늘어선 대기행렬. 출국객들 뒤 수속카운터에 공사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다.

▲시설철거→원상복구→후속 사업자 철거 '무한 반복', 민간영역 천문학적 공사비

개항 이후 최근까지 1터미널 전체 운영·관리 위탁용역비는 민간 영역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다. 현재 인천공항 운영에 1년 단위로 약 2조500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위탁관리 전체 용역업체 60개는 2017~2020년에 퇴출당한 '흑역사'로 기록되어 있다.

2017년부터 당시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분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면서 모든 용역사업이 인천공항공사가 설립한 3개 자회사로 넘어가 1년 단위의 수의계약으로 5년째 관리하고 있다.

인천일보 취재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2008년 2단계 그랜드 오픈(탑승동 개장) 이후부터 1터미널에 대한 실내 건축 개선공사를 본격화했다. 당시에 여객서비스와 시설개선을 유난히 강조했다.

이때는 인천공항공사가 국제공항협의회(ACI) 주관 세계공항서비스 평가(ASQ)에 집중하던 시기다.

여객서비스에 방점이 찍혔다. 출발홀, 출·입국심사구역, 보안검색장, 세관구역, 수하물수취구역, 환승탑승구 신설, 환영홀(1층), 4층 환승편의시설 등 사실상 전 구역에서 순차적으로 개선공사가 진행됐다.

시설 개선공사 때마다 건축, 전기, 기계설비, ICT·통신, 배관설비, 운항정보(FIDS), 소방, 부품교체 등 대부분 동시에 진행했다. 소방의 법규 개정과 강화된 시기마다 공사를 하고, 전력은 용량 확장으로 전력배전함을 별도 설계로 제작한 초대형으로 교체했다.

상업시설인 면세점과 식·음료 매장은 면적을 확장하고 축소가 반복됐다.

1터미널 보안구역 3층 출국장 내 동·서측의 삼거리 통로(앤틀러)도 확장헸다.

안내데스크는 보안구역과 일반구역을 가리지 않고 수차례 철거, 장소 옮겨서 설치가 이어졌고, 화장실은 새로운 디자인 반영을 이유로 공사를 반복해 공사를 벌였다.

4층의 일반구역 중앙지역 4층에서도 준공 당시에 없던 '라운지(신용카드사 운영)' 설치와 철거가 벌어졌다. 영업 종료시 벽체 철골조와 인테리어 철거와 복구 등 시설개선이 반복됐다.

정부 행사에 따른 개선공사도 있다. 2010년 G20 정상회담과 한국 방문의 해에 앞서 벌인 공사가 대표적이다.

2013년에는 기존의 380개 출국수속카운터를 399개 확대하며 셀프체크인을 병행한 설치와 철거, 이전, 추가 설치가 이어졌다. 출국수속은 2008년 진행하고도 5년만에 또다시 공사를 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 2018년에 새로 개장한 제2여객터미널 시설 수준과 동일한 여객서비스를 제공한다며 1터미널에 손을 댔다. 면세구역의 보행승강설비(무빙워크)를 사업자의 요구를 이유로 슬그머니 제거하기도 했다.

그동안 1터미널 시설개선 공사를 지켜본 인천공항 상주직원들 반응는 “과도한 투자이자 예산낭비”라는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상당수가 여객서비스 개선 효과에 의문을 갖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내부에서도 1터미널의 빈번한 실내 건축공사에 대한 시선은 따갑다. 여객서비스를 개선한다지만 오히려 불편과 혼잡을 초래하는 부분이 있다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1터미널은 민간기업이 비용을 부담하는 건축공사도 끊이지 않는다. 면세점과 식·음료 매장이 있는 지하 1층, 지상 3~4층 전체 상업시설을 비롯 임대료를 받는 모든 구역에서 3~5년을 주기로 수없이 반복되고 있다.

상업시설 공사는 임대 종료(3~5년) 시점에 '시설철거→원상복구→복구한 시설을 후속사업자가 바로 철거→시설 재설치' 반복에 따라 민간기업의 경제적 낭비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계약상 '원상복구' 조건을 들어 '철거→원상복구→철거→시설 재설치'를 사실상 방치하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민간사업자는 시설투자에 대한 시설 투자비용에 부담을 갖고 있다.

인천공항 근무 6년차 A씨는 “그 비용이면 여객터미널을 '황금'으로 건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예산을 낭비하면서 실내 건축을 훼손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차라리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를 인수해 무료통행으로 바꾸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인천공항공사와 위탁영역 업체가 겹쳐서 시설개선 공사를 벌이고, 상업시설에 입점한 민간기업까지 벽체 철구조물, 인테리어 철거와 복구, 시설 재설치가 반복된 사례는 국내에서는 매우 드문 사례다.

 

/글·사진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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