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탑골공원 앞 어르신들 모습./사진=연합뉴스

2050년에 한국이 급속한 고령화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늙은 국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엔의 세계 인구 추계를 인용해 생산가능인구(working-age·15∼64세) 대비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로 고령화 정도를 추산해 보니 2050년 한국은 생산가능인구 4명당 65세 이상 노인 수가 3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홍콩에 이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NYT는 "한국은 2050년 노인 수가 생산가능인구와 거의 비슷해질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올해 3천600만 명에서 2050년 2천400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같은 기간 65세 이상 노인은 950만 명에서 1천800만 명으로 급증하고, 15세 미만의 청소년 및 어린이들은 580만 명에서 380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을 뒤이어 일본, 이탈리아, 스페인, 대만, 그리스, 싱가포르, 슬로베니아, 태국, 독일, 중국, 핀란드, 네덜란드, 캐나다 순으로 '늙은 국가' 상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가장 고령화된 국가인 일본은 올해 기준 생산가능인구 2명당 65세 이상 노인 수가 1명 이상으로, 일본의 노인 수는 올해 3천700만 명에서 2050년 3천9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생산가능인구는 7천200만 명에서 5천300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인도에 최대 인구 대국 자리를 넘긴 중국도 고령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50년까지 생산가능인구가 2억 명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는데, NYT는 이를 두고 "일본, 한국, 싱가포르의 경우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지만, 중국은 미국 소득 수준의 20%에서 노동 인구가 정점에 도달했다"고 지적하며 일부 아시아 국가는 충분한 노후 자금을 준비하기 전에 늙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50년까지 동아시아와 유럽 일부 지역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거의 40%를 차지할 것"이라며 "엄청난 수의 은퇴자들이 감소하는 생산가능인구의 부양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계은행 역시 고령화 속도가 유독 빠른 아시아 국가들이 예상치 못한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스에서 100년 이상, 미국에서 60년 이상 걸린 인구 구조 변화가 동아시아·동남아시아에서는 20년 사이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부유한 국가들이 노동 인구 감소에 대비하지 못하면 지금의 복지와 경제력을 유지하지 못해 쇠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전문가들의 제언을 인용, 부유한 국가들이 연금·이민 정책 등을 재고해 인구 구조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해당 정책들이 상당한 저항에 직면하고 있음을 꼬집기도 했다.

최근 프랑스는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상향하는 연금 개혁을 추진하려다가 엄청난 역풍을 맞은 바 있고, 세계 곳곳에선 이민 규제를 주장하는 우파 정당의 지지율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